하늘에 별따기 수준에까지 이르렀다는 마스크 대란, 구하고 싶어도 품절사태로 인해 못구하는 사람이 점점 늘고있다.
또한, 말도 안되는 마스크 가격으로 선뜻 구매하기를 망설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마스크에 대해 충격적인 이야기가 들려왔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에디터 이건주 인턴에디터 = “중국에서도 문제가 있어 판매가 금지된 마스크인데 한국 인터넷 쇼핑몰 여기저기서 팔리는 것을 보고 질겁했어요.”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맞아 친정이 있는 중국에 갔다가 지난달 26일 한국으로 돌아온 중국인 타오(陶)모씨(40).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중국산 마스크를 보고 깜짝 놀랐다.
타오씨는 “해당 마스크는 제조 공장의 비위생적인 환경을 이유로 판매가 중지된 제품”이라며 “이 때문에 현지 매체에서 수차례 보도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조 공장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시작된 우한(武漢)시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것으로 안다”며 “다른 마스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서 많이 팔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중국 포털사이트 소후닷컴(搜狐)과 홍콩 청보(晴報), 홍콩(香港)01 등에 따르면 해당 마스크의 제조 공장은 우한시와 100㎞ 정도 떨어진 곳에 있으며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만들고 있는 사실이 당국으로부터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남편과 동탄에서 사는 타오씨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판매자에게 제조 공장의 위치를 문의해봤으나 제대로 답을 듣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상품 정보란에 원산지도 표기하지 않았고 마스크를 담은 상자에는 일본어로 표기돼 있어 구매자들이 중국산이라는 점을 인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유명 소셜 커머스 사이트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해당 제품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한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 ‘일회용 마스크’라고 검색어를 입력하면 동일한 제품이 5∼6건 쏟아진다. 일부 품목의 경우 일찌감치 동났고, 재입고를 문의하는 글도 종종 보인다.
해당 마스크 200매를 9천원에 판다고 올린 한 업체는 제조국과 수입업체명 등을 써넣지 않았고, 공개한 연락처는 결번이었다.
또 다른 판매업체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같은 포장 상자를 쓰지만) 중국 광저우(廣州)에서 만든 제품이고 최근 신종 코로나로 논란에 오른 우한과는 거리가 있는 곳”이라며 “국내산을 팔고 싶어도 물량이 부족해서 구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 현지에서 문제가 된 제품이라는 지적에 대해 “같은 제품은 맞고, 우려의 목소리도 인지하고 있지만 중국 내 다른 지역 공장에서 만든 것이니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온라인 쇼핑몰 판매자 A씨는 “중국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품은 맞지만 구체적인 지역명까지 알려줄 수는 없다”며 “그런 것까지 공개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제조국이 어디인지 묻는 구매자들의 질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용자 ‘eld****’는 “마스크 제조국이 어디인지 모르겠다. 제품 상세페이지에도 나와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용자 ‘kdjf****’은 “상자는 일본어와 중국어가 뒤섞여 있는데 대체 어디서 만든 거냐”라고 반문했다.
이 제품은 일본에서도 원산지와 제조 위생 등이 논란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마스크의 제조 지역을 밝히지 않더라도 딱히 제재할 방법이 없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 유명 소셜 커머스 관계자는 “식품을 제외하고는 원산지 표기를 누락했거나 사실과 다르게 써넣었더라도 막을 수는 없다”며 “고객의 항의가 접수될 경우 업자들에게 수정할 것을 요청하지만 강요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수많은 제품의 원산지가 제대로 기입했는지 일일이 검사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다만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정보가 누락된 상품만 판매업자에게 바로잡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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