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채 발견된 배구선수의 마지막 메모 내용

2020년 August 3일   admin_pok 에디터

프로배구 현대건설 소속 고유민 선수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돼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고유민은 지난달 31일 계속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에 걱정된 전 동료가 광주시 오포읍 자택을 방문했다가 발견됐다.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상황을 미루어 봤을때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고인의 휴대전화를 분석해 배경 등을 수사할 예정이다.

한편 고인이 생전 남긴 메모가 공개돼 지난 1일 MBC 뉴스데스크는 해당 내용을 보도했다.

메모장에서 고 선수는 “미스(실수)하고 나오면 째려보는 스태프, 무시하는 스태프”, “더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고 선수 어머니 역시 “사람을 완전 투명 인간처럼 취급한다고 했다”고 호소했다.

고유민은 올해 초까지 현대건설 소속으로 선수생활을 하며 백업 레프트 포지션을 맡고 있었다. 그러나 리베로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키가 큰 고유민 선수에게 리베로 포지션은 고역이었다. 자연히 부진에 빠졌고 결국 지난 3월 팀을 떠난 뒤 한국배구연맹에서 임의탈퇴 신분이 됐다.

현대건설은 수술을 마친 김연견, 레프트 김주하 영입으로 고유민의 공백을 메우기로 했다.

고유민은 악플에도 시달려 고통을 호소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자신의 SNS에 “제가 한 행동에는 이유가 있지만 굳이 말을 해서 좋을게 없다고 생각했다”며 “제 팬도 아니신데 어줍잖은 충고 보내지 말아달라. 그쪽 분들도 저에게 한 몫했다. 본일 일에만 신경쓰길 바란다”며 일부 팬들의 악성 댓글과 악의적인 다이렉트 메시지(DM)에 마음고생을 털어놓기도 했다.

고유민은 최근까지도 SNS에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며 팬들과 소통해왔다.

이런 고유민의 사망소식이 알려지자 동료 선수들 사이에서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고인과 함께 활약했던 이다영(23·흥국생명) 선수는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 SNS를 통해 “내가 많이 사랑해 고유민. 그동안 많이 힘들었을 텐데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편히 쉬어. 보고싶다 너무 보고싶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선수 생활을 정리한 고유민과 데뷔 동기인 전 흥국생명 레프트 공윤희는 SNS에 “유민이가 좋은 곳으로 갔어요. 손이 떨려 긴 글을 못 적겠습니다. 한순간에 벌어진 일이라 저도 뭐라고 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며 안타까워 했다.

최근 국내 복귀한 흥국생명 김연경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SNS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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