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우리 아빠 죽일 때 대통령은 대체 뭘 했나요?”

2020년 10월 6일   admin_pok 에디터

서해 소연평도 북측 해역에서 북한군의 총격에 목숨을 잃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A의 고등학생 아들이 ‘월북’이라는 정부의 발표에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그는 정부 발표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부친의 명예를 회복시켜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호소했다.

고등학교 2학년인 B는 5일 공개된 자필 편지에서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는 저희 아빠가, 180㎝의 키에 68㎏밖에 되지 않는 마른 체격의 아빠가 38㎞의 거리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것이 진정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다”고 적었다.

이 편지는 A의 형 이래진씨가 언론에 공개했다.

B는 “아빠는 제가 다니는 학교에 와서 직업 소개를 하실 정도로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셨다”며 A가 여러 표창을 받을만큼 성실했다고 강조했다.

B는 또 “출동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집에 한 달에 두 번 밖에 못 오셨지만 늦게 생긴 동생을 너무 예뻐하셨고 저희에게는 누구보다도 가정적인 아빠였다”고 전했다.

정부가 A가 월북했다고 판단하며 내놓은 설명 중 하나인 ‘A의 신상정보를 북한이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총을 들고 있는 북한군이 인적사항을 묻는데 말을 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는가”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나라에서 하는 말일 뿐 저희 가족들은 그 어떤 증거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런 발표를 믿을 수가 없다”며 “저는 북측 해역에서 발견됐다는 사람이 저의 아빠라는 사실도 인정할 수 없는데 나라에서는 설득력 없는 이유만을 증거라고 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B는 “지금 저희가 겪고 있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습니까”라며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을 누가 만들었으며,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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