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극혐한다는 한국식 빵 값 계산법

2021년 July 12일   admin_pok 에디터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가장 놀라는 것 중 하나가 한국의 비싼 빵 값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해 영국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트 유닛(EIU)이 발표한 ‘2019년 세계 생활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빵 값은 1kg당 15.59 달러였다.

2위를 차지한 뉴욕 빵값(8.33달러)보다 2배나 비싼 수준이었다.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일본 오사카(5.2달러)와 비교해봐도 한국의 빵 값은 비싼 수준이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 빵 값은 91.05%p나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1인당 GDP가 높은 주요 선진국 도시들의 빵 값은 한국보다 낮다.

도대체 한국 빵값은 왜 이렇게 비싼 걸까?

첫번째. 원재료 부담이 적지 않다.

빵류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원료는 밀가루와 설탕이다. 그 중에서도 밀가루의 비중은 무려 66.7%에 달하는데 한국은 밀가루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 밀 자급률은 2018년 기준 1.1%에 불과하다. 또한 국내산 밀가루 사용 비중은 고작 0.4%이며, 국내산 백설탕 사용 비중도 0%이다.

이러한 이유로 당연히 원재료가 나는 나라들에 비해 가격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수입 원재료 비중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과도하게 높은 빵 값을 정당화 할 수 없다. 밀 자급률이 12%에 불과한 일본의 빵 값이 한국보다 훨씬 저렴한기 때문이다.

두번째. 유통구조

한국의 빵 유통구조에는 다른 나라와 구별되는 특이점이 하나 있다. 한국은 편의점이나 할인점 등과 같은 소매 유통 채널보다 베이커리 전문점에서 판매되는 빵의 규모가 압도적으로 크다.

2016년 기준 제과점업 매출은 5조 9,388억원이었으나 소매 유통 채널의 매출은 4251억원에 불과했다. 이 말은 즉 사람들이 주로 빵집에서 빵을 사먹는다는 이야기다.

해외에서는 포장빵의 매출규모가 베이커리 제조빵보다 훨씬 크다. 이런 유통구조가 비싼 빵 값에 영향을 미친다. 보통 베이커리 전문점의 판매 단가가 대형마트에서 파는 양산빵 가격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개인 자영업자가 대다수인 베이커리 전문점의 경우 인건비와 임대료 부담이 대형유통업체에 비해 클 수 밖에 없다.

고급화 전략을 추구하는 개인 빵집이 유명 상권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세번째. 한국 빵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일부 사업자들의 일탈

일례로 파리바게뜨(베이커리 전문점)와 삼립(양산빵) 양쪽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SPC 삼립’을 꼽을 수 있다.

공정거래 위원회는 해당 회사가 아무런 역할이 없는 회사를 중간 거래 과정에 끼워놓고 ‘통행세’를 걷어 결과적으로 소비자 가격을 높게 유지시켰다고 봤다.

SPC 그룹의 제빵계열사인 ‘파리크라상’은 ‘밀다원’이 생산한 밀가루를 사용하는데 양사가 직접 거래를 하지 않고 ‘삼립’이라는 회사를 통해서 밀가루를 사고 팔고 했다.

삼립이 중간유통업체로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음에도 마진을 붙여 원재료들을 비싸게 판매했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공정위는 부당 내부거래 등을 이유로 SPC 그룹에 647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외국에서는 빵이 젤 싸던데 한국만 유독 빵이 비쌈”, “빵만 비싼거 아니다 치킨도 비싸다”, “우리나라는 유통만 처신 잘하면 단가가 낮아질텐데 유통해서 가격이 몇배로 뛰니 아쉽다”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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