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력에 좋다고 잘못 소문나서 한국에서는 씨가 말랐다는 동물

2021년 July 28일   admin_pok 에디터

정력에 좋다고 소문이나 한국에서 좀처럼 보기가 어려운 동물들이 있다.

첫번째. 뉴트리아

뉴트리아는 몸길이 60cm대까지 자라는 거대 설치류로 남미 일대에서 서식하는 종이었다.

그러나 80년대 닭고기와 비슷한 맛에 식용을 목적으로 한국에서 뉴트리아가 들어오게 됐다. 그 과정에서 일부 뉴트리아 개체가 사육장을 탈출했고, 번식력이 워낙 왕성한 탓에 뉴트리아는 낙동강 유역을 장악하면서 한반도를 공포에 몰아넣었다.

뉴트리아는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기 때문에 농작물 피해가 어마어마했고, 심지어 강력한 이빨로 사람에게 상해를 입힐 수 있어 아주 위험한 동물이었다.

이에 환경부는 2009년 뉴트리아를 유해 환경 조수로 지정했다. 그러나 때는 늦었고 이미 뉴트리아가 한반도 남부를 접수하고 중부 지역까지 넘보고 있었을 때였다.

정부가 뉴트리아의 개체 수를 감소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을 때, ‘뉴트리아에게서 정력에 좋은 웅담 성분이 발견됐다’라는 경상대 수의대의 한 연구팀이 조사한 연구 결과가 세간에 알려졌다.

이에 뉴트리아 웅담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고, 사람들은 직접 강으로 나가 뉴트리아를 포획하기 시작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뉴트리아를 싹쓸이하는 바람에 뉴트리앙 때문에 피해를 입었던 금호강 일대는 뉴트리아가 일체 보이지 않았으며, 뉴트리아 주 서식지였던 낙동강에도 뉴트리아가 보이지 않게됐다.

두번째. 꽃사슴

토종 꽃사슴의 피와 녹용은 예로부터 정력에 좋은 음식으로 잘 알려져있다.

실제로 한의학에서도 녹용이 양기를 보호하고 혈액 생성 등을 활발히 해주며 하체를 건실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조선시대 때부터 꽃사슴은 많은 사람들의 사냥 대상이었다.

조선 사서 기록에 따르면 조선 왕실은 꽃사슴의 멸종을 우려, 무분별한 녹용 채취를 제한하고 꽃사슴 보호구역을 설정하는 등 개체 수를 보호하고자 노력했다.

조선 왕실의 노력 덕분에 19세기에 꽃사슴은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 1만마리 이상 서식할 정도로 번성했다.

그러나 조선을 불법 병합한 일제의 경술국치 때문에 꽃사슴은 조선 왕실의 보호를 받지 못했고 다시 사냥꾼들의 표적이 됐다.

사람들은 정력에 좋다는 꽃사슴을 닥치는 대로 잡아들였고, 이로 인해 한반도에서 꽃사슴의 개체 수는 크게 줄어 들었다. 한국인 뿐만 아니라 일본인들까지 꽃사슴 사냥에 뛰어들었다.

1940년대 일제가 해수 구제 사업을 펼칠 때, 꽃사슴도 해수에 포함시키면서 한반도 전역의 꽃사슴은 공식적으로 전멸됐다. 남한 지역에서는 40년대 제주에서 포획된 것을 마지막으로 꽃사슴은 공식적으로 발견되지 않았다.

1945년 광복 후, 대한민국은 꽃사슴을 보호종으로 등록해 복원하려고 애쓰고 있다. 하지만 이미 멸종 수준에 이른 꽃사슴을 되살리기란 어렵다고 한다.

산에  사슴을 발견했다면 대부분 우리나라 토종 꽃사슴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다른 나라에서 수입해 온 사슴이다.

한편 최근 강원도 일대에서 토종 꽃사슴이 발견됐다는 보고가 올라와 환경부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번째. 뜸부기

검은색 깃털에 붉은 깃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뜸부기. 뜸부기는 70년대까지만 해도 흔했고 여름만 되면 자주 볼 수 있는 철새였다.

그런데 80년대 들어서면서 뜸부기의 개체 수가 급격하게 줄어든다. 바로 뜸부기가 정력에 좋다는 근거 없는 헛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정력에 좋다고 하니 뜸부기를 마구잡이식으로 잡아 먹었다. 실제로 80년대 언론에 뜸부기를 탕으로 만들어 파는 식당이 있다고 보도된 적이 있다.

그러나 뜸부기를 너무 많이 잡아먹은 탓에 뜸부기의 개체 수는 급감했고, 또한 한국에서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서식지도 크게 줄어 뜸부기는 멸종 위기에 직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뜸부기를 닥치는 대로 잡아 들였고, 실제로 뜸부기 암수 한 쌍이 13만원에 거래되는 등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고 뜸부기를 먹고자 하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결국 2000년에 접어들면서 뜸부기를 쉽게 볼 수 없게 됐다. 이에 세계자연보전연맹이 한국에서 뜸부기 개체 수가 급격하게 떨어진 것을 참고해 뜸부기를 취약종으로 평가했다.

한국 정부는 경각심을 갖게 되었고, 문화재청은 황급히 뜸부기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뜸부기 섭취를 법적으로 금한 것은 물론, 뜸부기의 도래지 등을 연구해 적극 보호관리할 것을 선포했다.

한편 뜸부기가 정력에 좋다는 것에 대한 어떠한 결과가 없다는 점을 정부가 수십년간 홍보한 결과 뜸부기 고기 섭취 신고 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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