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위해서 남자화장실에 변기 철거 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천안시 축구센터에서 멀쩡한 화장실 변기 19개가 뜯겨날 뻔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충남도의 무리한 감사 탓에 남녀 화장실 간 변기 숫자를 맞추느라 계획에 없던 예산을 낭비할 상황에 부딪혔다가 가까스로 이를 면했다.

지난 1월 천안시에 따르면 공중화장실법상 ‘남녀화장실의 변기 수 비율’을 적용받는 대상에서 시가 관리 중인 축구센터를 제외하는 방안이 추진됐다.

공중화장실법 제7조 1항에 의해서 여성화장실 대변기 수는 남성화장실의 대,소변기 수의 합 이상이 돼야 한다.

여성의 화장실 평균 이용시간이 남자의 약 3배인데도 화장실 크기가 동일해 여성 대변기 수가 더 적다는 지적에 따라 도입된 규정이다.

천안 축구센터 본관 1층 남성화장실에는 소변기와 대변기가 총 20개인 반면, 같은 층 여성화장실 대변기는 13개다.

천안 시설관리공단은 “센터 연간 이용자 35만 명 중 93%가 남성이기 때문”이라며 반발했다.

하지만 이같은 근거 제시에도 충남도는 요지부동이어서 결국 공단 측은 감사 결과에 따라 화장실 5곳의 변기 19개를 철거키로 했다.

이런 논란이 외부에 알려지자 시는 해결책 모색에 나섰지만 허무하게 해결책은 가까운 곳에 있었다.

이용자 성별비율 등을 고려해 지자체장이 특정 시설을 예외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해둔 조항을 뒤늦게 알아챈 것이다.

천안시는 이렇게 가까스로 예산 낭비를 막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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