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직원이 경기 의왕 오봉역에서 작업을 하던 도중 들어오는 열차에 치여 사망한 사건으로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지금, 사망자의 유가족이 충격적인 발언을 내놨다. 바로 사망한 A 씨가 사무직이었는데 ‘남성’이라는 이유로 현장에 투입됐다는 것.
A 씨는 지난 5일 오후 8시 20분경 오봉역 화물열차 연결 및 분리 작업을 하던 중 이동 중이던 열차에 치여 현장에서 생을 마감했다. 이번 사고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래 일어난 4번째 사망 산업재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8일 철도노조는 서울 용산 철도회관에서 에디터회견을 열고, 자체적으로 조사한 오봉역 사고 경위와 사고를 막기 위한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노조는 기차가 왜 다른 선로로 진입했는지 알 수 없지만, 인력부족과 근무환경이 개선됐다면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고 주장했다. 22만4790㎡의 오봉역 시멘트 기지 안에서 수송원들은 15개 선로를 넘나들며 기차 연결 작업(입환)을 하는데, 열차 이동 상황을 관제하는 시설이 없어 수송원과 기관사는 무전에 의지해 작업한다는 것이다.
김선욱 철도노조 정책실장은 “현장에서는 인력부족이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데 국토부는 오히려 철도공사 정원을 줄이라고 압박하고 있다”며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대처’를 말할 것이 아니라, 인력충원과 설비개선을 위해 무엇을 할지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봉역 사고
의왕 오봉역 사고 사망자 유가족이 올린 글 ‘충격’
사고 직후 유가족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A 씨의 여동생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글이 한 커뮤니티에 올라왔다가 순식간에 퍼지고 있는 상황.
해당 글에서 여동생 B 씨는 “오빠가 2018년 코레일에 입사했을 당시 사무영업으로 채용이 됐다. 저희 부모님도 저도 오빠의 코레일 입사를 매우 자랑스러워했고 너무너무 좋아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가족의 기쁨과는 달리 A 씨의 업무 환경은 완전히 달랐다. 여동생 B 씨는 “처음 입사했을 당시에도 이상했던 게 사무영업직인데 수송 쪽으로 발령이 났다. 남자라는 이유로 채용된 직렬과 상관없이 현장직으로 투입된 부당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힘들게 들어간 회사인데 어느 신입사원이 그런 걸 따지겠느냐”라고 문제제기했다.
이어 “사회생활이니 잘해보자는 마음으로 일을 하던 중, 오빠 동기가 다리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저와 부모님은 그런 위험한 환경에서 일을 하는지 몰랐기 떄문에 너무 놀랐고 당장 나오라고 몇번을 얘기했다”라고 덧붙였다.
오봉역 사고 사망자 유가족 글
사고가 벌어진 당일은 사망자의 생일
B 씨에 따르면 사고 당일은 A 씨가 생일을 맞아 본가에 방문하기로 했던 상황이었다.
그는 “엄마 선물 사서 부산 온다고 신나게 전화했던 오빠가 전화 끊은지 3시간도 안 돼서 싸늘한 주검이 됐다”고 말했다.
B 씨는 뒤늦게 열억한 시설을 인지하고 가슴이 너무 아팠다고도 고백했다.
그는 “저 많은 열차를 단 2명이서, 그것도 숙련된 2명도 아닌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인원들 포함 2명이서 그 일을 한다고 들었다”며 “우리 오빠는 ‘너까지 나가면 너무힘들다’는 윗분들 말에 마음이 약해져 올해까지만 버티고 나가야겠다고 했는데 그때 나가라고 할 걸 그랬다”고 토로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이날 코레일에 대한 강제 수사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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