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대 8만 8000원’, ‘봉투에 5000원짜리 3장’ 등 축의금 관련 이슈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상에서 뜨거운 관심을 가진 가운데 이번에는 ‘올화이트 하객’을 두고 네티즌들의 원성이 쏟아졌다.
지난 11일 ’82쿡’, ‘더쿠’, ‘인스티즈’, ‘디미토리’, 다음 카페 ‘여성시대’ 등 여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올화이트로 신랑 옆에서 사진 찍은 하객’ 등의 제목으로 퍼진 글이 일제히 큰 반응과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해당 사연은 처음 올라왔던 ‘블라인드’에서는 현재 게시글이 삭제된 상태지만, 네티즌들은 상의와 하의뿐 아니라 머리끈까지 흰색 계열로 꾸미고 왔다는 하객을 두고 ‘선을 너무 넘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관련 글에 2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린 더쿠에서는 결혼식 참석 시 적절한 복장과 관련해 “실제로 결혼식 가면 다양하게 입고 오지만 저렇게 바로 옆에서면 어두운 색의 외투를 걸친다”, “상, 하의 중 한쪽만 화이트나 아이보리면 몰라도 올화이트는 지양하는 게 맞다. 결혼식에 입고 가도 되는 밝은 색은 살구색, 핑크색 등을 말하는 거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여성시대’에서는 “난 웬만하면 하객룩 가지고 말 안 붙이는데 이건 좀 심하다”, “올화이트 입을 수는 있다 쳐도 신랑 바로 옆에 서는 건…”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해당 글이 점점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면서 한 누리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신부처럼 입고 결혼식 간 진짜 이유’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게재했다.
글쓴이는 “점집 마니아인 우리 할머니한테 저 사람도 결혼 예정이고 서로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는데 왜 저랬을 것 같냐고 물어봤다”면서 “할머니께서 배우자와 일찍 사별할 운을 가진 사람이 자기보다 먼저 결혼하는 타인(단, 친인척이나 친구처럼 가까운 사이는 금물)의 결혼식에 일부러 신랑, 신부처럼 차려입고 가서 그 사별운을 떠넘기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악귀가 배우자들 착각해서 그쪽으로 옮겨붙는다”라면서 “물론 미신이니까 이제 정답이라는 건 아니지만 이런 케이스도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글을 본 누리꾼들은 “다시 보니까 귀신이 서있는 것 같음”, “진짜 이유가 뭘까?”, “진짜 섬뜩하다”, “그냥 혼자 살아야 될 인성을 가진 사람이다”, “무슨 무당같네”, “근데 사진 찍는 사람은 왜 그랬대.전문가가 아니였나 멀리 보내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결혼식에 신부만큼이나 눈에 띌 수 있는 복장으로 참석하는 것은 ‘민폐’라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서 얼마간 퍼져 있다. 이 때문에 하객 복장 논란은 종종 유며 소재로 쓰이기도 한다.
최근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른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결혼식 장면을 놓고 출연 배우가 던진 농담도 한 예시다. ‘더 글로리”에서 학창시절 송혜교(문동은 역)의 학교폭력 가해자로 출연한 임지연(박연진 역)은 지난 7일 인스타그램에 극중 자신의 결혼식 장면을 올렸다.
사진 속에서 임지연과 나란히 선 차주영(최혜정 역)은 “지들이 약혼하는지 왕리본 둘에 장발남. 결혼식에 크롭톱 시강(시선 강탈) 쩌네. 어쨌든 연진아, 결혼 축하해”라며 드라마에 과몰입한 댓글을 남겼다. 임지연은 여기에 “화이트 입고 오는 거 아니야. 스튜어디스 혜정아”라고 맞장구쳐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쿠팡플레이 예능 ‘SNL 코리아’ 시즌3에서도 최근 하객 복장 논란이 소재로 다뤄지기도 했다.
해당 회차에서는 게스트 김옥빈의 결혼식이 열리는 신부대기실 풍경이 콩트로 담겼다. 김옥빈은 흰색 블라우스 차림으로 온 친구 안영미에게 “영미야, 너 오늘 옷이 되게 하얗다. 진짜 미안한데 내가 너무 눈이 부셔서 잠깐만 멀리 가줄 수 있어?”라며 안영미를 기념사진 앵글 밖으로 밀어냈다.
흰색 의상은 관련 설문조사에서도 민폐 1위로 꼽힌 바 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지난 2019년 5월 발표한 미혼남녀 380명(남자 187명, 여자 193명) 대상 ‘결혼식 참석 예절’ 설문조사에 따르면 민폐 하객으로 ‘흰색 원피스 입고 온 사람’을 꼽은 응답자가 25.5%로 가장 많았다. 특히 ‘흰색 원피스 입고 온 사람’을 민폐 하객으로 지목한 비율은 남성 응답자 사이에서는 8.6%에 그쳤으나, 여성 응답자에서는 42.0%에 달했다.
이는 ‘신랑, 신부 험담하는 사람'(24.5%), ‘일행 많이 데려오고 축의금 조금 내는 사람'(20.3%), ‘본식 때 계속 떠드는 사람'(10.3%), ‘결혼식은 보지도 않고 바로 밥 먹으러 가는 사람'(6.6%) 등보다도 앞선 결과다.
결혼식에 참석할 때 가장 신경 쓰는 것을 묻는 질문에서도 ‘의상’이라는 응답은 42.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축의금(20.3%), 함께 참석할 동행자(12.4%), 헤어, 메이크업(9.7%), 결혼식장 도착 시각(8.2%) 등이 뒤를 이었다.
김주영 에디터 ⓒ지식의 정석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임지연 인스타그램, 쿠팡플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