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으로 4천명 이상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고 숫자는 계속 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만명 이상 넘어갈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이번 지진은 왜 이렇게 큰 피해를 일으켰을까?
영국 B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지진의 규모가 큰 것 뿐만 아니라 진원의 깊이, 발생 시간대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유는 지진이 발생한 땅속 지점, 즉 진원이 상대적으로 얕은 곳에 위치한 탓이었다고 한다. 그것 때문에 건물에 더 심각한 타격을 줬다는 말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튀르키예 중서부에서 발생한 첫 지진의 진원 깊이는 약 18km 정도였고, 잠시 후 이어진 7.5 규모 여진의 진원도 깊이가 10km에 불과했다.
지진은 진원이 얕을수록 건물에 가해지는 진동이 강력하다. 얕은 지진이 깊은 지진보다 사람이 느끼는 흔들림의 강도가 더 크고 실제로 파괴력을 갖는 이유다.
여기에 7.8 이상 규모의 위력을 지닌 지진은 지난 10년간 단 두번 발생했을 정도로 매우 드문 데다, 이번 지진이 대부분 주민들이 집에서 잠을 자던 새벽 시간대에 처음 발생했기 때문에 더욱 큰 피해를 낳았다고 BBC는 보도했다.
하루 아침에 지진 피해를 당한 튀르키예와 시리아 주민들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새벽에 피해를 당한 주민들은 잠옷 차림으로 내리는 눈을 맞으며 부서져버린 집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집 밖으로 뛰쳐나와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운이 좋았다. 집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상을 떠났다.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의 건물이 제대로된 내진 설계가 되어있지 않다는 점 역시 피해를 키우는데 한몫 했다. 해당 지역에는 200년 이상 지진이나 주요 지진이나 경고 신호가 없어서 대비가 잘 돼 있지 않았다.
시리아의 경우 오랜 내전으로 인한 전투 때문에 건물이 이미 손상된 상태여서 피해가 더 컸다. 지진이 없는 상황에도 건물이 무너지는 수준이었으니 말을 다 했다.
이외에도 시리아 내전은 구조 작업 역시 방해하고 있다. 구호단체들은 반군이 장악한 북부 지역은 아예 접근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병원 역시 지진으로 피해를 보면서 제대로 된 부상자 치료가 어려운 상황이다. 시리아의 대표적 병원 네 곳은 부서져서 대피해야 했으며, 다른 병원에는 환자들이 밀려와서 복도까지 가득 찬 상태라고 한다.
한편 한국 정부는 튀르키예 정부의 요청을 받고 실종자 수색·구조활동을 지원하는 구조대 파견을 결정했다. 이에 대한민국 소방청은 튀르키예 지진 실종자 수색 등 대응을 위해 국제구조대 61명을 현지에 파견한다고 7일 밝혔다.
한국 국제구조대는 현지에서 첨단장비를 활용해 실종자 수색·구조 활동을 펼친다. 이들은 이날 오후 3시 경기도 남양주의 중앙119구조본부 수도권대에 집결해 출동 준비 후 현지로 출국했다.
1997년 설립된 한국 국제구조대는 1997년 캄보디아 프놈펜공항 베트남 여객기 추락사고, 2015년 네팔 지진, 2019년 헝가리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 등 10여차례의 해외출동으로 재난현장에서 인명구조 활동을 펼쳐왔다.
튀르키예 지진 현장의 심각한 상황을 좀 더 확인하고 싶다면 아래 영상을 참고하자.
사진 출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