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연지(정우주)가 지난해 12월 출연한 쿠팡플레이 웹드라마 ‘판타G스팟’과 관련된 글이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그는 베드신 촬영 바로 직전 노출수위를 올렸다고 폭로했다.
20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느 무명 여자 배우의 서러움’이라는 글과 함께 게시물이 올라왔다. 공개된 게시물에는 배우 연지가 지난해 11월 16일 작성한 ‘내가 노출을 한다면 날 ‘벗는 배우’로만 생각할 건가요’라는 제목의 SNS 글이 담겨 있다.
연지는 웹 드라마 감독과 두 차례 미팅을 통해 해당 배역에 캐스팅이 확정됐고, 촬영을 앞두고 캐스팅 디렉터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연지의 게시글에 따르면 당시 캐스팅 디렉터는 “감독님께서 기존의 속옷 노출에서 가슴과 엉덩이까지 수위를 올렸다. 현장에서 공사(주요 부위를 가리는 작업)하고 진행할 것 같은데 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이어 캐스팅 디렉터는 갑작스러운 통보에 망설이고 있는 연지를 향해 “안되면 배우 캐스팅을 교체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지는 “현장에서 많은 이들 앞에서 옷을 다 벗는 부끄러움이나 그보다 더 많은 이들이 두고두고 볼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망설이는게 아니었다”라며 “‘이 베드신을 찍고 나서 벗는 역할만 들어오면 어떡하지’라는 걱정과 ‘상업(OTT) 드라마에 한 에피소드 주인공이잖아, 언제까지 단역만 할 거야’라는 욕망이 교차했다”고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결국 연지는 고민 끝에 “하겠다”고 답한 후 남자 배우와 약 두시간 동안 6가지의 체위를 반복 연습했다며 “아름답게 연출해주시겠다고 자신 있게 말하시는 감독님, 더 큰 비중을 향한 나의 욕망. 그 두 가지로 버텼다”고 말했다.
다만 연지는 “촬영이 끝난 후 집에 돌아오니 거의 지워져버린 화장과 알 수 없는 표정의 내가 나를 마주했다”며 “처음이라 그래. 배우의 몸도 하나의 도구잖아. 네가 한 선택이야. 뭐든 배울 게 있을 거야.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후회하는 게 나아’라고 되네었다”고 전했다. 연지는 본 촬영에 앞서 감독님의 노출 설명을 충분히 들었다는 합의서 작성을 했다며 “그저 나를 보는 시선이 달라지진 않을까 조금 무서울 뿐”이라고 우려했다.
이후 연지는 지난달 7일 게재한 ‘배우 되긴 글렀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자신의 베드신이 포함된 웹 드라마 시청 소감도 전했다.
그는 해당 게시글에서 “40분 남짓한 드라마에서 나의 출연 분량은 고작 4분이었다”며 “4분에서 2분은 베드신이 차지했다. 카메라에 담긴 내 가슴과 엉덩이, 신음소리는 뭐랄까. 두 번 돌려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의 사람들은 젠틀 그 자체였으며 모두가 나를 배려함이 느껴졌다”라며 현장 스태프는 배우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런데 왜 이리도 기분이 가라앉을까. 하루종일 붕 떠있다가 말이다”라며 내심 착잡한 심경을 숨기지 못했다.
쿠팡플레이 웹드라마 ‘판타G스팟’은 공개 전부터, 주류 미디어에서 제대로 잘 다뤄지지 않았던 여자들의 성에 관한 이야기를 더 없이 솔직하게 풀어냈다. 이를 증명하듯 ‘판타G스팟’은 공개와 동시에 OTT 쇼 부문 화제성 1위를 차지한 ‘SNL 코리아 시즌3’를 이어 쿠팡플레이 인기작 2위에 안착하며 많은 구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입증했다.
하지만 다른 이면에는 감독이 촬영 직전 갑작스럽게 노출 장면으로 수정한 것과 같이 촬영 현장에서 배려가 있었다고 해도, 해당 배우의 폭로는 뒤늦게 큰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연지는 영화 ‘로마의 휴일’, ‘두 번 할까요’에 단역으로 출연했으며 다수의 OTT 드라마와 웹 드라마에 등장했다. 또 그는 에세이 ‘배우의 목소리’로 작가 데뷔를 하기도 했다.
연지가 출연한 쿠팡 플레이 ‘판타G스팟’을 연출한 이윤아 감독은 지난해 12월 해당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여성 작가, 여성 감독이 힘을 합쳐 만든 이야기다”라며 “여자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었고 그래서 가능했다”라고 소개했다.
박대성 에디터 <제보 및 보도자료 help@goodmakers.net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사진 출처 = 연지 인스타그램, 쿠팡플레이 ‘판타G스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