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렸던 사건이 최근 다시 재조명 받고 있다. 지난 22일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일명 꼬꼬무를 통해 ‘문경 십자가 사건’이 방송된 것이다.
문경 십자가 사건은 경상북도 문경에 있는 한 돌산 정상 부근에서 양손과 발이 십자가에 못이 박힌 채 사망한 시체가 발견된 것이다. 마치 예수의 죽음을 모방한 것처럼 보인 당시 사건은, 자살이냐 타살이냐를 두고 치열한 논쟁을 펼치기도 했다.
당시 사망한 이는 창원에 살고 있던 58세의 택시기사 김모 씨로 확인됐다. 사건 현장에는 김 씨의 다소 기괴한 모습만이 발견되었을 뿐, 누군가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단서는 없었다.
이뿐만 아니라 사건 현장 사진을 통해서는 예수가 십자가 형을 받았을 당시 머리에 썼던 가시 면류관과 채찍이 놓여있음을 알 수 있었다.
때문에 자살한 김 씨가 예수의 마지막 장면을 그대로 재현하려 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도저히 혼자서 할 수 없어 보이는 자살 방법과 현장 사진 때문에, 초기에 경찰은 누군가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염두해 조사에 나섰다고 한다.
당시 사건의 검안의 또한 “사건 현장으로 갔는데 마치 화려한 각본 같았다. 현장 자체도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 살인처럼 보였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경찰은 이후 조사를 통해 이 사건이 타인에 의한 살인이 아닌, 사망자 스스로 선택한 자살이라고 결론을 내리게 된다.
그 이유는 바로 사망 직전 김 씨의 행적 때문이다. 김 씨는 사망하기 며칠 전 본인의 개인 택시와 집을 정리하고 다른 차량을 구입했다고 한다.
이 차량은 당시 김 씨가 사망한 현장 인근에서 발견된 차량이었다. 이후 김 씨는 텐트를 구입하여 문경으로 내려온 후, 5일간 마을을 돌아다니며 여러 도구를 혼자 구입하고 다닌 모습이 CCTV에 담기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김 씨는 십자가 설계도를 직접 제작하기도 했는데, 이는 평소 김 씨의 필체와 동일해 김 씨가 실제 이 설계도를 제작했음을 입증했다.
또한 유족들도 평소 김 씨가 종교에 매우 빠져 있었고, 성경 공부 하는 것을 즐겼다고 증언했기 때문에 김 씨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 짓게 되었다.
경찰은 조사를 이어가던 와중, 김 씨가 누군가와 죽기 직전까지 교류를 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그는 바로 전직 목사이자, 현재는 양봉업자를 하고 있던 주 씨였다. 주 씨는 실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씨가 본인의 신앙 사이트를 보고 자신을 찾아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사건이 발생한 근처에서 양봉장을 꾸리고 있었고, 최초의 목격자 역시 주 씨였다는 점에서 의문을 더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과 국과수의 시뮬레이션 결과, 김 씨가 스스로 준비하여 두 발과 손에 모두 못을 박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후 자살로 결론짓게 된다.
과거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던 사건이, 다시 한 번 꼬꼬무를 통해 재조명 되자 누리꾼들은 ‘역대급 사건이다’, ‘혼자서 어떻게 가능했을까’라는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신정훈 에디터 ⓒ지식의 정석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사진 = 유튜브 ‘그것이 알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