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배우는 과학 머나먼 우주에서 사진을 보내는 방법

  						  
 								 

우주 장거리통신, 즉 우주공간으로 날아간 인공위성이 어떻게 사진을 찍어 지구로 전송하는걸까?

1. 일상생활 속에서의 무선통신

사실 우리는 지금 이순간에도 무선통신을 하고 있다.

친한 친구와 전화통화를 할 때에도, 군대에서 근무교대를 했다고 지통실에 보고하기 위해 한 번쯤 사용해봤던 무전기 등등..

우리 일상 속에 이러한 무선통신이 아주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는 셈.

이들은 가깝게는 수km에서 시작하여 멀게는 지구 반대편까지 거의 실시간으로 통신이 가능하다.

무선통신은 기본적으로 안테나라 불리우는 수신기가 있어야 한다.

상대방이 보내온 정보를 수신하여 우리가 원하는 정보로 얻게 되는 것이다.

만약 통신장치가 유선이라면 안테나 따위는 필요없다.

선을 타고 정보가 전달되기 때문.

하지만 무선이라면 안테나는 필수적이다.

가볍게 전화기부터 예를 들어보자.

전화기는 대표적인 유.무선 통신장치이다.

일반 사람들은 그냥 수화기에 입을 가져다 대고 말을 하면 그게 전선을 타고 상대방쪽으로 넘어가서 들리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쉽지 않은 여러 단계가 거쳐간다.

전화기의 무선통신 원리가 이 글의 핵심 주제는 아니므로 아주 기본적인 원리만 알아보자.

아날로그와 디지털.

아날로그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가 느끼는 온도, 습도를 비롯해 물체를 구성하는 원소들을 모두 아날로그라고 표현한다.

아날로그의 대표적인 특징은 바로 연속성이다.

컴퓨터라는 물체를 들어서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긴다고 치자.

컴퓨터는 한쪽에서 다른쪽으로 갈 수 있는 무한의 경로 중 어느 하나를 택해서 가게 되는데, 순간이동을 하지 않는 이상 연속적으로 움직인다.

(양자역학적으로 말하면 불연속임)

마찬가지로 온도, 습도, 소리와 같이 양을 나타내는 녀석들은 연속적으로 변한다.

디지털은 그럼 어떨까?

디지털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것 같다.

흔히 노트북이나 컴퓨터의 모니터 화면같은 것이 디지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은 디지털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바꿔서 우리 눈에 보여주는 것일 뿐이다.

디지털은 0과 1이라는 두 개의 정보를 가지고 세상을 표현한다.

예를들어 LED가 켜진 것을 1, 꺼진 것을 0이라고 간주하여 어떠한 물체를 표현할 수 있고, 내 옆에 있는 물통을 가리켜 넌 10101010이야. 라고 이름붙여주는 것도 디지털의 일종이다.

디지털은 아날로그를 이해 못하는 컴퓨터에게 사람이 아날로그란 이런 거란다 하면서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표현해주는 것을 뜻한다.

혹은 그 언어 자체를 가리키기도 한다.

디지털은 세상의 모든 정보를 일반적으로 0과 1로 표현하기 때문에 불연속적이다.

컴퓨터는 물통이라는 단어를 모르지만 우리가 물통을 10101010이라고 정의했으면 컴퓨터는 10101010을 물통이라고 간주하게 된다.

물론 컴퓨터가 10101010이라는 것을 봤을 때 그것이 가운데가 움푹 패여있는 플라스틱 병을 생각하진 않는다.

다시 본문으로 돌아와서, 무선전화기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를 오락가락하며 우리에게 통신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먼저 전화기는 마이크로부터 아날로그신호(사람의 목소리)를 입력으로 받는다.

그 후에 전화기에 내장된 장치(ADC)를 이용하여 이 장치가 이해할 수 있는 디지털신호로 바꿔준다.

이 디지털신호를 가지고 증폭을 하여 전자기파에 데이터를 실어서 기지국으로 보내버린다.

기지국은 그 신호를 바통터치하여 상대방쪽으로 보내버리며, 상대방의 전화기에 달려있는 안테나는 이 디지털화 된 음성이 담긴 전자기파를 잡아낸 후 사람의 음성인 아날로그신호로 바꾸어주어 상대방에게 전달시킨다.

이처럼 무선통신에서는 상대방이 보내온 데이터를 잘 수집해야하는데, 데이터를 수집하는 역할을 하는 녀석이 바로 안테나이다.

아무리 증폭을 잘 해서 신호에 잡음이 하나도 안 끼었더라도 안테나가 병신이면 그것은 말짱 도루묵이다.

그만큼 무선통신에 있어서 이 안테나라는 수신장치는 매우 중요하다.

2. 우주공간에서 무선통신

그러면 이제 범위를 좀 더 넓혀볼까?

우리는 무선통신을 지구 내의 한정된 범위에서만 쓰진 않는다.

무선통신에 쓰이는 정보전달 매개체는 바로 전자기파이다.

전자기파는 빛의속도로 날아가기 때문에 우주공간에서의 통신에서도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다만 우주의 스케일이 상상 이상으로 크기 때문에 빛의 속도 가지곤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물리학은 빛의 속도 이상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전자기파를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일반 핸드폰에서 쓰이는 전자기파(커봤자 3GHz)와는 달리 장거리 위성통신의 경우, 주파수가 훨씬 큰, 다시말해 파장이 엄청 짧은 전자기파를 쓴다.

직진성.

보통 전자레인지에서 수분을 달구는 데 쓰이는 마이크로미터 정도의 파장을 가지며 이는 직진성이 상당히 뛰어나기 때문에 에너지 손실이 적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직진성이 뛰어난 전자기파는 어떤 메리트가 있는가?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라디오전파는 직진성이 떨어지고 오히려 퍼지려고 하는 특성을 지닌다.

그래서 핸드폰 송수신이나 라디오파로 주로 쓰인다.

멀리 구석구석 전자기파를 내보내 최대한 넓은 영역에서 송수신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우주에서의 통신은 얘기가 다르다.

지구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송수신하는 핸드폰과는 달리, 보통 수억km에서 최대 수십억km에 달하는 먼 거리에 있는 인공위성과도 교신을 해야하기 때문에 퍼지려고 하는 전파를 썼다간 우리에게 도달하는 에너지 혹은 인공위성에 도달하는 에너지가 코딱지만큼도 안된다.

자칫 통신 자체가 불가능해질 우려가 있다.

그래서 직진성이 훨씬 강한 마이크로파를 쓰는 것이다.

하지만 마이크로파를 써도 여전히 퍼지려는 특성을 가지며 그 에너지는 거리제곱에 반비례하게 된다.

그래서 마이크로파를 쓰더라도 인공위성이 저 멀리 목성궤도 근처에 있다면 데이터 전송은 엄청나게 느려지고, 또 지연된다.

3. 기본적인 원리

지금까지는 우주에서의 무선통신을 어떠한 매개체를 가지고 하느냐에 대해 알아봤다.

이제 우리는 우주에서 사진을 어떻게 전송하는지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 수 있는 기본지식을 갖추게 되었다.


카시니가 보내온 토성사진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우주사진은 인공위성에 달려있는 카메라가 찍은 것들이다.

그런데 이 카메라가 무슨수로 수십억km떨어져 있는 지구에 사진을 보낼까?

인공위성이 달고다니는 사진기는 일반적인 카메라와 비슷하지만 약간 다르다.

인공위성은 CCD라 불리우는 좆만한 판떼기가 가로세로 수천장씩, 합해서 수백만장이 한데모여있는 엄청난 장치를 달고있는데, 이 크기는 가로세로 1pixel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각각의 CCD는 매우 민감해서 해당 판에 광자가 하나라도 부딪히거나, 스치기만 해도 아프다면서 인공위성의 뇌인 메인컴퓨터에 아프다는 신호를 보낸다.

이 아프다는 신호는 0부터 255까지의 강도를 가지고 있으며, 그 빛이 밝으면 밝을수록(세게 때리거나 많이 때릴수록) 숫자도 커진다.

이때 이 신호는 00000000 (0)부터 11111111 (255)까지 2진수 중 하나로 표현된다.

왜 0부터 255냐고?

0과 1로만 쓰면 무슨 문제가 발생할까?

0은 없는 것이고 1은 있는 것이다.

대상의 사진을 찍을 때 0과 1로만 표현한다면..

그것의 형체를 알아보는 것은 가능할지 몰라도 세부적인 요소를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각 요소마다 빛이 다르게 충격을 가해왔지만 어찌됐든 충격을 가했기 때문에 1로 인식하는 것이다.

쉽게말하면 명암이 없는 그림이라고 보면 된다.

즉 그것의 밝기를 256가지의 다른 형태로 표현함으로써 물체를 좀 더 세부적으로 묘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각 CCD가 측정한 아픔의 정도. 0부터 255까지의 값 중 하나로 표현돼있다.

가로세로 수백만장의 CCD들은 각각 이러한 기능을 수행해서 메인컴퓨터에 0부터 255까지 디지털화된 아픔의 강도를 전달한다.

그리고 이 아픔의 강도를 전자기파에 실어서 지구로 쏴보내면 끝이다.

지구에서는 이 아픔의 강도를 받아서 그것을 아날로그, 즉 빛의 세기로 바꿔준다.

그렇게 하면 우리가 알고있는 흑백사진이 완성되는 것이다.

뉴호라이즌스가 보내온 명왕성의 흑백사진

컬러사진은 어떨까?

컬러사진은 RGB필터를 사용한다.

가시광 전자기파를 빨간색만 통과시키는 필터, 녹색만 통과시키는 필터 그리고 파란색만 통과시키는 필터에다가 각각 통과시키는 작업이 선행되는데, 이 과정을 거치면서 빛이 빨간색, 녹색, 파란색으로 분류가 된다.

각각의 필터를 통과한 빛 역시 CCD를 만나면서 CCD에게 충격을 주는데, 이 충격 역시 0부터 255까지의 숫자로 디지털화된다.

R필터를 통과한 빛이 CCD를 때리면 CCD는 아야 하면서 그 아픔의 정도를 0부터 255 중에 하나로 나타낸 다음 전송한다.

G와 B필터를 통과한 빛도 마찬가지이다.

각각을 통과한 빛이 CCD들을 때리면 CCD들은 아야 하면서 그 아픔의 정도를 0부터 255중에 하나의 값으로 나타낸 후 수백만개에 달하는 각 CCD들의 정보를 메인컴퓨터에 전달한다.

그러면 메인컴퓨터는 이 세 가지 서로다른 디지털화된 아픔의 강도를 전자기파에 실어서 지구로 뿅 보내버린다.

이 신호를 지구에서 받은 후 아날로그로 바꾸면 끝!

4. 한계

지구에서는 인공위성이 쏘아보낸 이 신호를 잘 잡기만 하면 된다.

사진기가 CCD로 빛을 받아낸 다음 그것의 세기에따라 0부터 255까지의 이진수로 디지털화한 다음 메인컴퓨터에 보내고, 메인컴퓨터가 그것을 전자기파에 실어서 지구로 보내면 끝이다.

허나, 이 방식은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한다.

바로 그 전자기파의 세기가 너무나도 약하다는 것이다.

인공위성에 탑재된 송신장치의 출력은 기껏해봐야 2~30W이다.

200W짜리 백열전구보다도 못한 출력이다.

이는 인공위성의 쓸데없는 에너지소모를 줄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이때문에 인공위성이 쏘는 전자기파 역시 매우 약하다.

하물며 이러한 약한 전자기파가 수십억km를 날아와서 지구에 도달한다고 치자..

아까 위에서 마이크로웨이브의 세기도 거리제곱에 반비례한다고 했다.

가뜩이나 약한 녀석이 거리제곱에 반비례해서 더 약해지기 때문에 어지간한 안테나 가지고는 수신조차 불가능하다.

실제로 계산을 해보면 명왕성 부근에서 쏜 전자기파는 지구 근처에서 지구직경의 약 1천배쯤으로 퍼지며 먼거리를 날아옴으로 인해 이 안테나가 수신하는 에너지는 손목시계가 쓰는 에너지의 200억분의 1에 불과할 정도이다.

게다가 태양에서 날아오는 잡음 있지, 지구에서 자체적으로 발생하는 잡음있지.. 쓸데없는 잡음이 너무 많아서 잡음이 낄 데로 낀 신호에서 우리가 원하는 데이터를 뽑아내야 하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의 골드스톤 지역에 있는 안테나.

그 직경이 70m에 이른다.

그래서 과학자들이 채택한 방식은 수신용 안테나의 크기를 크게 만드는 것이다.

딥스페이스 네트워크라 불리우는 나사의 송수신장치는 안테나 하나의 직경이 50~70m쯤 되는 거대한 녀석들을 호주 캔버라에 한 세트, 스위스 마드리드에 한 세트, 그리고 미국 캘리포니아에 한 세트씩을 설치하여 실시간으로 전자기파를 수신한다.

여기에 잡음과 노이즈를 최대한 줄이기 위하여 절대영도에 가까운 상태로 보존된 리시버가 쓰이지만(약 4~5K) 이렇게 해도 워낙 신호가 약해서 잡음하나가 무시 못 할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

그래서 여기에 여러가지 피드백 장치(여과장치)를 달아 여러번 거른다.


세 대의 안테나가 수신할 수 있는 범위

이과정에서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며, 이것이 뉴호라이즌스호가 보내온 데이터가 장장 15개월이 지나서야 다운로드가 완료된 이유이다.

참고로 뉴호라이즌스가 목성 부근에 있었을 때, 안테나로부터 약 38kbit/s의 속도로 데이터를 수신받았고, 명왕성 부근에서 약 1kbit/s의 속도로 데이터를 수신받았다고 한다.

고화질 사진을 대충 1Mb쯤으로 생각한다면, 이 사진 한 장을 받는데만 두시간이 넘게(136분) 소요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길고 지루한 여정을 거치고 나서야 드디어 우리가 아는 명왕성이니 토성이니 하는 행성들의 아름다운 사진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보이저 2호가 보내온 천왕성의 컬러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