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선물에서 규제의 대상이 된 담배로 보는 세계사

2017년 November 6일   admin_pok 에디터

서기 7세기경, 고대 멕시코 지방에 있는 마야 신전의 벽에서 제사장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담배 따위를 흡연 하고 있는 그림이 역사 학자들에 의해 발견 되었다.

아메리카에 있었던 마야 문명의 사람들은 담배를 종교 의식 활동, 주문 활동, 치료 목적, 악령에 대한 방어책, 독이 있는 동물을 막는 데에 이용해왔다.

실제로 미국의 고고학자에 의하여 7~9세기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토기에서 니코틴을 검출되었고, 토기 겉에도 당시의 담배라는 문자가 쓰여 있는 걸 확인 할 수 있었다.

물론, 지금의 담배 형태와 같은 모습의 담배를 피운 것이 아니라 그들은 단지 연기를 들이마시는 행위인 흡연만 했을 뿐이다.

흡연은 담배 뿐만 아니라 향정신성 물질을 들이마시는 전반적인 행위를 일컫는 것이기에 당시 마야인들은 담뱃잎만을 피운 것이 아니라 주위에 있는 아무런 풀, 약초에 불을 붙여 연기를 들이마시는 흡연 문화였을 것이다.

심지어 이 불씨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정치적, 종교적 지배자만이 서재나 신전에서 피울 수 있는 특권 중 하나였다.

후에, 1세기 정도가 지나서 아메리카 대륙 토착민들도 흡연을 시작했으며, 담뱃잎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이제 시간이 지나서 1492년.

이탈리아 출신이지만 에스파냐에서 활동한 탐험가였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인도를 착각하여 미지의 세계.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하게 된다.

그곳에서 그는 향신료나 황금, 보석을 가져오지는 못하였으나 호박, 아보카도, 감자, 토마토, 해바라기씨, 브로콜리, 옥수수, 카카오콩과 같은

작물을 가져왔고 여기에는 담뱃잎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콜럼버스가 인도인 줄 알고 도착한 이곳.

사실 아메리카 대륙이라는 건 누구라도 잘 알고 있는 내용일 것이다.

어쨌든 여기에 원래 살던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시각에는 하얗고, 푸른 눈의, 큰 코를 가진 유럽인들을 신이 보내신 사신이자 천사라고 생각하여 자신을 죽이고, 자신을 내쫓으며, 자신의 것을 빼앗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채 정말 극진히 대접해주었다.

콜럼버스 일행 앞에서 보라는 듯이 담배를 피우는 아메리카 원주민들.

사실, 처음에 이 모습을 보고 콜럼버스를 포함한 대부분의 일행들은 담배 특유의 향기와 맛에 기겁을 하며 피했고, 처음에는 근처에 다가가려 하지않았다.

그러나, 그 후 담배 특유의 맛과 향에 중독이 된 일행들은 담뱃잎을 자신의 고향에 도달해 전달하여 유럽 전역에 담배 열풍을 퍼뜨리는 선구자가 된다.

실제로, 인디언들은 유럽에서 온 사람들(정복자)에게 담배를 권하며 “천사의 선물” 이라 칭했다고 한다.

참고로, 콜럼버스는 담배를 유럽에 가져가긴 했지만 정작 본인은 담배를 평생 입에도 대지 않고 살았다고 전해진다.

참고로 아메리카 원주민이나 인디언을 제외한 다른 국가의 최초 흡연자는 제레즈라는 에스파냐인 탐험가라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콜럼버스가 대항해를 통해 담배를 유럽에 전파하기 약 3년 전 이었다.

제레즈는 쿠바 내륙지방에서 여행을 하고 아메리카를 통해 돌아가려던 도중, 담뱃잎을 들이마시며 흰 연기를 뿜어내는 원주민들을 발견할 수 있었고 자신의 고향인 에스파냐로 돌아갔을 때도 담배를 피웠다.

이 때 당시에 종교 재판이 활성화되어 악마, 마녀 사냥이 한창이었던 에스파냐 정부는 제레즈 입에서 악취가 나는 흰 연기가 나온다는 이유로 악마와 결탁하였다고 생각하여 7년 동안 감금 되었다고 하는데, 그가 모든 구금 생활을 한 뒤 풀려 나왔을 땐 이미 에스파냐 뿐만 아니라 모든 유럽 지역에서 담배는 널리 널리 보급되어 있는 상태였다.

신사의 나라라고 불리는 영국에서 담배가 도입된 것은 16세기 말.

지금으로 따지면 비서 실장, 정무 수석 정도 되는 급의 정치인이자 군인이었던 월터 롤리 경이 영국 내에서 담배를 처음 피웠다고 한다.

잠깐 그에 대해서 알아보자면, 월터 롤리 경은 스스로 식민지를 만든 장본인 이기도 하며 17년동안 아일랜드의 지주로 활동도 했고, 당시 여왕이었던 엘리자베스 1세의 충신 of 충신이기도 했다.

얼마나 엘리자베스에게 충성을 바쳤는가 하면, 진흙길 위에 자신의 비싼 망토를 펼쳐 여왕을 건너게 하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담배 뿐만 아니라 감자 역시 영국에 도입했는데, 엘리자베스의 시녀와 스캔들이 생기고 월터 롤리의 충실한 부하 중 한명이 에스파냐를 무단으로 공격하자, 에스파냐 역시 영국한테 보상금을 요구했다.

월터 롤리는 그 부하에게 자살을 강요시킨 뒤, 에스파냐가 영국에 어떠한 전후 상황에 대한 요구를 할 경우 처형을 한다는 조건을 걸었는데 실제로 그러한 일이 벌어졌고, 월터 롤리는 길거리에서 처형을 당했다.

어쨌든 월터 롤리는 당시 귀했던 담배를 몰래, 그리고 아껴가며 펴야 했었기에 자신의 방 안에서 담배를 피웠는데 그의 하인이 자신의 주인의 머리에서 하얀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불이 나는 줄 알고 물통 한 바가지를 가져와 그냥 주인의 머리에 부어버렸다고 한다.

당시 담배 가격은 정말 비쌌다.

비싸기 보다 정말 희소성이 대단하였으니 아마 당시 하인은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런 담배는 귀족들이 피기는 했지만 그리 긍정적인 시각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유행을 타지도 않았다.

단지 몇몇 사람들만이 피는 귀속물이었을 뿐.

그런데, 이러한 담배가 유행을 타게 된 것은 포르투갈의 주재 대사였던 프랑스인 장 니코에 의해서 시작되었다.

장 니코는 콜럼버스가 전파 시킨 담배를 보고 큰 관심을 가졌다.

“담뱃잎을 몇 장 뜯어 불 속에 던져 넣으면 땅에 쓰러진 사람이 그 연기를 코와 입으로 마셨는데,

연기를 마시는 사이에 그 쓰러진 이는 다시 되살아나듯 펄펄 땅 위를 뛰어다녔다.”

라는 담배에 관한 소문 아닌 소문이 퍼지자, 실제로 그는 자신의 집 마당에 담배를 심었고, 얼마 후 얼굴에 악성 종기가 난 한 사내를 보자 담뱃잎을 찧은 후, 줄기에서 즙을 짜내 섞어서 얼굴에 붙어주자 열 흘만에 그 종기가 낫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그 후, 장 니코는 담뱃잎을 기르는 방법, 법과 상처, 화상 자국 등에 사용하는 방법을 기록한 책을 씨앗과 함께 프랑스로 보냈다.

참고로, 담배의 주 성분인 니코틴의 어원은 장 니코의 이러한 담배에 대한 관심 때문에 왔다고 알려져 있다.

후에 프랑스에서 담뱃잎을 통째로 말아 만든 담배인 시가로 만들어 피우기 시작하였으며 재미와 중독에 의해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도 있긴 있었지만 대부분은 건강과 상처 치료를 위해 담배를 피웠다.

16세기 말에는 담배를 잎 채 사용하거나, 바르는 등의 용도로 사용하면 거의 모든 병이 날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이후, 17세기에는 담배는 신의 가호라고 생각하여 담배만 피면 모든 병을 피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정말 믿었고 흑사병이 도졌을 때, 흑사병으로 인해 죽은 시체를 운반하는 사람들은 이 담배를 피웠기에 자신이 흑사병에 감염되거나 병에 걸리거나 우울증에 걸리지 않고 깨끗하게 살았다고 주장을 하였다.

그렇다면, 오늘날 흡연자와 비흡연자간의 갈등처럼 과거 15~17세기에도 그러한 대립이 있었을까?

사람 사는 건 다 똑같다는 말이 있듯, 당시에도 이러한 대립은 존재했다.

보급 초기에는 성적 흥분을 일으키는 마녀의 물건이니 하는 소리도 있었다.

어쨌든 흡연자들은 하나 같이 개인의 자유 보장, 문화 확대를 근거로 찬성 했고 비흡연자들은 건강 악화, 입냄새, 가정 질서 파괴, 인삼과 함께 땅을 척박하게 만들기에 담배를 부정적으로 바라보았다.

계속하여, 앞서 소개한 영국의 여왕 엘리자베스 1세가 서거했을 무렵에 영국은 유럽에서 가장 잘 살며, 가장 강력한 국가가 되었는데 이때, 담배는 1파운드 당 2펜스의 세금이 붙어졌다.

참고로 영국이 가장 강력한 나라가 된 이유 중 하나가 담배 무역을 꽉 잡고 있었던 원인도 있었다.

그 후, 무능한 왕으로 유명한 영국의 왕인 제임스 1세는 담배를 반대한다 라는 최초의 비흡연 운동을 펼치며 세금을 엘리자베스 때보다 40배 가량이나 올렸다.

그러나, 국가 운동과는 별개로 담배의 인기는 고공 상승!

이후, 제임스 1세는 두 명의 상인들에게만 담배 무역권을 부여 했으며 담배 재배를 일반인들은 절대로 하지 못하고, 오직 왕실 독점 사업으로 성장 시켰다.

1800년대에는 영국 하원에 흡연실도 등장하고, 철도에도 흡연 칸이 설립되었다.

이는 종교계에도 마찬가지였다.

1600년대의 교황이었던 우르반 7세는 담배가 “성적 흥분” 을 야기시킨다며 코담배를 금지하였으나 1700년대, 당시 교황이었던 베네딕트 8세는 유행에 발 맞춰 교회 내에서 담배의 사용을 허가를 시켰다.

투르크의 술탄 무르트 4세는 흡연 자체를 전면 금지했으며, 걸리면 바로 사형 집행.

그래서, 그는 이스탄불에 있는 커피전문점을 모두 폐쇄시켰으며 흡연 하다가 처형된 사람들의 재산 역시 몰수했다.

러시아 역시 흡연을 중대한 범죄로 간주하고, 흡연자들은 체포해 그 자리에서 채찍질을 하거나 입술이나 코를 베어버렸다고 한다.

이는 자국민이나 외국인 어떠한 신분도 상관이 없었다고.

바티칸 제국은 1700년대 말에 담배 사업이 정말 유망하다고 느껴 시내 곳곳에 담배 공장을 많이 세워 지금 역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프랑스의 루이 14세는 현실적으로 담배와 흡연은 판도라의 상자와 같아서 담배라는 것을 도입하면 끔찍한 질병과 사회 혼란이 생길 것이란 걸 알고 있어서 담배와 흡연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았지만 금지할 경우 정부가 독점적으로 담배 사업을 하지 못해 그로 인해 얻지 못하는 이익이 많았기에 금지는 하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임진왜란 때, 호박과 고구마, 각종 곡물과 함께 담배가 조선 땅에 들어오게 되었다.

조선에서도 초반에는 담배가 약초, 만병통치약의 개념으로 사용되었으며, 후에 담배는 조선 땅에 없어서는 안 될 물건으로 자리 잡았다.

재미로 피든, 약으로써 사용하든 남녀노소 담배는 모두 사용하고 있었는데 우리 조선의 담배는 유럽의 시가 형태가 아닌 담뱃대 형태인 곰방대를 사용하였다.

이 담뱃대는 계급에 따라서 길이가 달라졌다.

당시 담배가 조선에 정착되었을 땐, 담베에 대한 예의, 예절, 인과 같은 개념이 자리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아들이 아버지 앞에서는 기본이고 제자가 스승 앞에서를 넘어서 신하가 왕 앞에서도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광해군은 담배가 건강을 해롭게 한다는 것과 재산을 탕진한다는 것, 그리고 국가 질서를 혼란스럽게 한다는 것을 이유로 들어 맞담배 하는 것을 공식적으로 금지하였으며 실제로 광해군 앞에서 담배를 피운 신하를 죽이는 일도 있었다.

그리고 아마 이 때부터 어른 앞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이 한국에서의 예절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사실 우리나라는 아니었지만,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여성이 담배를 피는 것이 문란하고 보기 좋지 못하다며 금기시하는 풍토가 있었는데, 페미니스트 운동가들은 여성 흡연이 남녀평등의 출발이라고 주장 하기도 하였다.

근데, 또 이걸 덥석 물은 담배 회사들은

“여성 흡연은 여성 해방의 상징”

이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물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 소비량을 정말 많이 늘렸었다.

여담이지만 이 슬로건을 내세운, 지금으로 따지면 카피라이터 중 한 명의 아내는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1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국은 전투 식량에 담배를 포함 시켜 대대적으로 널리 널리 담배를 퍼뜨렸다.

아이러니하게 반대로 술은 매우 엄격하게 규제했다.

그와 반대로 독일은 히틀러 자체가 술과 담배, 여자를 멀리 했던 어찌보면 무욕주의자 였기에 전쟁 도중에도 SS친위대의 흡연은 철저히 막아냈으며 여성 흡연에 대해선 완전히 반대 그 자체였다.

어찌되었던, 그렇게 독일이 참패한 후 한동안 미국의 담배가 독일 화폐 대신 유통되기도 했었다.

후에, 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은 전시 노력의 일환으로 담배를 보호 작물로 지정하였으며 그의 영부인이었던 엘리노어 여사는 공공 장소에서 최초로 담배를 핀 여성이라는 칭호도 얻었다.

제 2차 세계 대전으로 인해 흡연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으며 미국 내의 여성 1/4가 흡연자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21세기가 들어서면서 담배에 대한 부정적인 면.

백해무익하다는 점을 앞세워 담배에 대한 규제가 전세계적으로 이어졌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영국은 담배에 부과하는 세금이 86% 정도 된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담배 규제에 관한 협약을 채택하여 금연 운동을 벌이고 있고 지금도 흘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