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의 연속으로 들통나버린, 완벽할 줄 알았던 알리바이


 						  
 								 

태양이 무던히 내리쬐던 2011년 6월 30일 화요일 아침

워싱턴에 위치한 머서 대학 근처의 한 작은 아파트 앞에 한 취재진이 도착하여 아파트를 촬영하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아파트로 걸어오는 행인을 본 리포터는 그에게 달려가 인터뷰 요청을 권했다.

운좋게 그는 이 아파트의 주민이었고, 이곳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좀더 상세히 알아볼 수 있는 기회였다.

눈에 띄는 헤어스타일을 가진 그의 얼굴엔 뭔가 바빠보이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약간의 망설임 끝에 그는 인터뷰를 승낙했다.

“혹시 이곳에 살던 로렌 기딩스씨에 대해서 알고 계십니까?”

“아.. 이웃주민 이었습니다. 항상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아가씨였죠.”

그렇게 리포터의 인터뷰는 시작되었고, 몇가지 잡다한 질문들을 주민에게

물어봤지만, 그에게 리포터의 목소리는 제대로 들려오지 않았다.

왜냐하면 로렌 기딩스를 죽인건 바로 자신이었으니까.

6월 26일 금요일 새벽 4시 50분

스티븐 맥다니얼은 불과 한달 전 머서대학 로스쿨을 졸업한 장래에 대법원 판사를 꿈꾸는 청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을 죽인 살인범에 불과했다.

어째서 이렇게 된거지… 어째서..

그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자책했다.

하지만 그 눈물은 눈앞에서 싸늘하게 식은 여인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곧 다가올 자신의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다.

형량이 얼마나 나올까, 검사가 이걸 계획살인으로 몰고가면 적어도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일꺼야…

그는 죽어있는 여인을 증오스럽게 바라보며 생각하고 있었다.

모든건 다 이 여자 잘못이야.

매사에 소심하고 내성적이었던 스티븐은 인간관계가 그리 좋지 못한 사람이었다.

사람들 틈에서 섞여들지 못해 외톨이로 지내왔었고, 대학의 학우들은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음울한 자식이라고 부르며 스티븐을 무시하고 멀리했다.

하지만 스티븐은 다른 멍청한 놈들이 자신에게 뭐라 지껄이건 상관하지 않았다.

자신은 곧 대법원 판사가 될 몸이었으니까

그렇게 그는 학교를 마치고나면 숙소로 돌아와 추리소설을 쓰거나 영화를 보며

자신만의 공간에서 틀어박혀 지냈고 그의 일상은 그렇게 매일 매일 똑같이 반복되어 흘러가고 있었다.

2010년 어느날 숙소 옆 방으로 이사를 왔다며 그녀가 인사를 하기 전까진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이네요. 스티븐

자신의 이름을 로렌 기딩스라고 밝게 웃으며 소개하던 여자는 자신에 대한 소개를 마친 후

이웃끼리 잘 부탁한다며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스티븐은 그녀를 잘 알고 있었다.

같은 학부에 다니는 유일하게 자신에게 친절했던 여성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는 학교의 다른 쓰레기들과는 달리 자신을 벌레처럼 보지도

무시하지도 않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했다.

그런 로렌의 모습에 반한 그는 오래전부터 그녀의 발치에서만 지켜보고 있었지만

그녀가 옆집으로 이사를 오는 모습을 본 스티븐은 이 상황이 도저히 믿겨지지가 않았고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의 심장에서 울려퍼지는 두근거림은 멈출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로렌은 스티븐을 좋은 사람이라 부르며 그에게 점점 친밀감을 보였고

친한 이웃이 되어갔다.

 

하지만 스티븐의 생각은 달랐다.

그녀에게 직접 다가가거나 말을 걸 용기가 없던 스티븐의 애정은 점점 비뚤어지기 시작했다.

스티븐은 로렌이 모르게 천천히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서서히 주시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그의 일상엔 스토킹이 추가되었다.

그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먹는지,무엇을 하는지

그의 감시는 날이 가면 날이갈수록 점점 더 위험하고 더욱 대담해져 갔다.

그렇게 몇달이 지난 어느날 그녀의 방 창문 넘어로 훔쳐보던 누군가의 시선을 알아챈

로렌이 황급히 뛰쳐나오는 사태가 벌어지자 스티븐은 로렌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점점 더 치밀해져갔다.

 

그는 의도적으로 그녀가 없거나 잠든 시간만을 골라 카메라로 그녀의 방을 촬영하기 시작했고,

스티븐은 그녀에 대해서 이미 너무나 많은 걸 알게 되었다.

로렌이 그녀의 방 스페어키를 어디에다 놔두는지까지

스티븐은 그렇게 촬영한 영상을 자신의 컴퓨터에 저장한 뒤 감상하는 것을 하나의 작은 낙으로 삼았지만

이것은 얼마 가지 못햇다.

 

다음해 5월이 지날 무렵 자신과 로렌 둘 다 로스쿨을 졸업하게 된 것이다.

그녀가 부모님이 계신 곳으로 다시 이사를 한다는 소식을 들은 스티븐은

이제 더 이상 그녀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 하늘이 무너지는 듯 했다.

어떻게 하면 그녀를 아쉬움 없이 잊어보낼 수 있을까 하며 이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그는 한가지 방법을 떠올렸다.

더이상 그녀를 화면으로만 보는 게 아닌 직접 대면하기로 말이다.

 

그는 용의 주도하게 한달간에 거쳐 주변 거리의 CCTV의 위치를 확인했고

다른 이웃들과 로렌의 동선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달이 지나 6월 26일 금요일 새벽 4시 30분이 될 무렵

그녀를 제외한 다른 주민들이 모두 다음 월요일이 될때까지 아파트에 없다는 것을 확인한

그는 마스크를 쓴 채 스페어키를 사용해 그녀의 집으로 침입했다.

그리고 마침내 직접 눈으로 그녀가 자고있는 모습을 그녀의 머리맡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스티븐에게는 둘도 없는 황홀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상한 인기척에 잠에서 깬 로렌에게는 둘도 없는 공포의 시간이었다.

소름끼치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마스크를 낀 남자를 발견한 로렌은 여기서 당장 꺼지라며

소리를 질렀고, 이에 놀란 스티븐은 그녀의 입을 막으며 달려들기 시작했다.

몇번의 실갱이 이후 그의 마스크가 벗겨지자 로렌의 눈은 경악으로 가득차게 되었다.

“스티븐???”

스티븐은 어쩔줄 몰라 당황했지만 그녀의 눈을 바라본 순간 곧 그의 깊은 곳에서 증오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자신을 벌레처럼 바라보는, 자신이 가장 혐오하던 학우들의 눈빛과 같은 눈을 로렌이 하고 있었던 것이다.

“안돼. 당신만은 날 그런 눈으로 보면 안돼..!”

그의 마음속은 자신을 경멸의 눈초리로 처다보는 여자에 대한 증오심과 그녀가 신고할거라는 공포심으로

뒤죽박죽이 되어갔고 로렌의 입을 막으려던 손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녀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스티븐 이러지 마세요. 제발…!”

로렌이 목이 졸려 쉰 내며 소리로 애원했지만 핏줄 돋힌 남자의 손은 그녀의 목을 더욱 강하게 조여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하게 저항하던 로렌의 몸에서 힘이 빠진 것을 느낀 스티븐이 그녀의 목을 조르던

손을 놓자 그녀는 마치 줄 끊킨 마리오네트 처럼 그대로 바닥에 꼬꾸라졌다.

사태의 심각성을 너무 늦게 파악한 스티븐이 흥분을 가라앉힌 뒤 정신차리라며 그녀를 흔들어 봤지만

이미 때는 늦어, 그녀의 집에 들어온지 불과 15분 만에 스티븐은 살인범이 되었다.

그런 거지같은 눈으로 날 처다보지만 않았어도..

스티븐은 자신의 잘못을 전혀 생각치 않은 채 이 모든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한 책임을 로렌에게 돌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앞으로 어찌해야 자신의 범죄행각을 숨길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린 스티븐이 고개를 들어 올리자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자신을 평생을 비참하게 감옥에서 보내거나 사형당하게 만들 수 있는 살인 현장의 증거들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서둘러 그녀의 스마트폰 배터리를 분리했고 천천히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 그에게 주어진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시신이었다.

로렌의 지인들에게 그녀의 연락이 장기간 닿지 않는다면 경찰이 이곳을 제일 먼저 방문하는 것은 안봐도 뻔한 일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시신을 숨긴단 말인가.

그는 이 아파트를 제외한 주변 일대에 CCTV가 설치되어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시신을 부주의하게 밖으로 옮긴다면 그 즉시 자신이 살인범이라는 걸 광고할 것이 뻔했다.

그녀의 시신을 어떻게 처리해야하는 지에 대한 고민을 하던 찰나 그의 머리속에 한가지 생각이 번뜩였다.

 

그가 살던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대학교에선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수거업체가 쓰레기를 수거해갔다.

시신을 부분별로 나눠서 월요일 아침 전까지 학교 쓰레기통에 버린다면 곧장 다른 쓰레기들과 섞여 수거될것이고,

하루에 엄청난 양으로 쏟아지는 매립지로 직행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바로 아무런 장비도 없이 시신을 처리 할순 없었다.

그는 복잡한 심경을 접어두고 로렌의 시신을 그대로 그녀의 집 화장실 욕조로 옮긴 뒤

이불을 덮어 가린 후 다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침대에 몸을 뉘었다.

긴장이 풀린 그는 자신이 진짜 사람을 죽인 살인범이 됬다는 생각으로 인해 머리가 터질 것 같았지만

이후 경찰이 범행현장인 아파트를 수사하더라도 시신이 없다면 단순 실종으로 처리할 가능성이 높고,

쓰레기장에서 시신이 발견되더라도 이미 무더운 여름철의 부패현상과 다른 쓰레기로 인한 오염으로 인해

시신의 신원 확인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생각이 들자 곧 안도감이 밀려왔다.

참을수 없는 안도감과 과도한 긴장으로 인해 맥이 풀린 그는 그렇게 자신의 침대에서 죽은듯이 잠들었다.

6월 28일 토요일 오후

쾅-! 쾅-!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스티븐은 소스라치게 놀랬다. 하지만 이 소리는 자신의 집 문에서 나오는 소리가 아니었다.

더 바로 어제 자신이 사람을 죽인 바로 그 옆집 문에서 나는 소리였다.

 

“경찰입니다! 아무도 안계십니까?”

경찰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스티븐의 머리속이 하얘지기 시작했다.

어제 빠져 나오면서 욕실문이랑 옆집 문을 잠궜나? 창밖에 커튼은 쳤었나?

시신을 들킬까하는 걱정에 벌벌 떨며 제발 자신이 어젯밤 빠뜨린것 없이 용의주도 했기만을 신에게 기도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노크소리는 얼마 있지않아 잠잠해지기 시작했고

그는 창문 너머로 경찰들이 돌아가는 것을 본 후 다리가 풀리는 것을 느꼈다.

멍청한 새끼! 멍청한 새끼!

스티븐은 너무나 안일하게 자신에게 속으로 욕지기가 밀려오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만약 경찰이 로렌의 집 문을 부수고 들어가기라도 했다면 자신은 아무것도 해보지도 못한채

그대로 끝장났을 것이었다. 더이상 그에겐 시간이 없었다.

 

그는 빠르게 마트에서 시신을 처리하기 위한 물품들을 사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똑같은 곳에서 한번에 필요한 것들을 사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다.

그의 마음은 급했지만 자신의 완벽한 알리바이를 위해 천천히 시간을 둔채

여러개의 마트를 방문하여 물품을 현금으로 구비했고 쇠톱과 망치, 각종 표백제와 검은색 비닐봉투를

들고 토요일 새벽 그녀의 방을 다시 찾았다.

스티븐이 로렌의 스페어키로 그녀의 잠긴 방문을 열자 모든 것은 어젯밤 그대로였다.

 

욕조에서 창백하게 굳어있는 로렌을 빼면,

영혼 없이 게슴츠레하게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시신의 눈을 본 스티븐은 오싹함을 느꼈고

작업을 서둘렀지만 시신을 분해한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쇠톱에 닿은 그녀의 팔에서 느껴지는 이물감으로 인해 그는 두려워졌지만 만약 여기서

멈춘다면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형수가 될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완벽범죄를 위하여 끔찍한 이물감과 피냄새로 인해 몇번이나 올라오는

헛구역질을 참아내며 로렌의 팔을 잘라내기 시작했다.

 

처음 팔을 자르는데는 1시간이 넘게 걸렸지만 제법 익숙해진 그의 작업 속도는

점점 속력을 붙혀가기 시작했고, 어느덧 아침해가 밝아오기 시작했다.

스티븐이 표백제를 가지고 욕조청소를 마칠 무렵 욕조에 있던 로렌의 시신은 온데간데 없었고

5개의 김은색 쓰레기 뭉치만이 남아있었다.

그는 곧바로 시신이 담긴 쓰레기 봉투들을 자신의 대학 뒷켠에 있는 쓰레기통에 유기했고

모든게 그의 생각대로 완벽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6월 29일 월요일 아침

그녀의 집에 다시 경찰들이 찾아올까 하는 생각에 일요일 내내 한숨도 제대로

자지 못해 초췌해진 스티븐에겐 마지막 할 일이 남았다.

그는 학교 뒷편의 주차장 쓰레기통이 보이는 도로에서 쓰레기차가 오는 것을 지켜 보고 있었다.

쓰레기차를 마주보던 그는 청소부들이 쓰레기를 차안에 집어 넣는걸 보고 나서야 안심했고

모든게 다 끝났음을 느꼈다.

그는 그렇게 천천히 발길을 옮겨 집으로 향했고, 또 다시 한번 죽은듯이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6월 30일 화요일 아침

잠에서 깨어난 스티븐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아침을 시작했다.

그는 서둘러 자신의 짐을 챙기기 시작했고 이곳을 떠날 준비를 하기 위해 인근의 부동산으로 향했다.

모든일이 계획대로 흘러가자 그의 얼굴엔 만족감이 어른거렸다.

그렇게 오전에 개인적인 일들까지 모두 마친 후 집으로 걸어가던 중

주변이 소란스러워 둘러 보자 경찰들과 기자가 자신의 아파트를 배회하고 있는것을 알 수있었다.

한 무리의 경찰들과 취재진이 도착하여 촬영하는 모습을 보자 스티븐의 몸에는

오전 내내 잠시 잊어두고 있었던 긴장감이 다시 돌기 시작했다.

주변을 배회하던 다른 행인에게 무슨일이 있냐고 스티븐이 물어보자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고 하네요.”

행인의 말을 들은 그는 그대로 쓰러지고 싶었다.

어째서? 실종사건이 아니라 살인사건으로 바로 넘어가는 거야?? 시신은 분명히 쓰레기차에

실려갔는데…

 

머릿속이 새하얗게 질린 그에게 리포터가 다가와 인터뷰를 요청하자 스티븐은 생각했다.

만약 여기서 말하는 걸 거부하면 날 제일 먼저 의심할꺼야. 걱정 하지말자 스티븐.

시신은 이미 어느 매립지에서 썩어가고 있을테니까. 그냥 경찰이나 기자들이 단순히 떠보는 걸꺼야.

그렇게 잠시 머뭇거리던 그가 인터뷰에 응했다.

 

“혹시 이곳에 살던 로렌 기딩스씨에 대해서 알고 계십니까?”

“아.. 이웃주민 이었습니다. 항상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아가씨였죠.”

리포터에 물음에 스티븐은 최대한 담담하게 보이려 애쓰며 대답하기 시작했다.

“혹시 그녀가 최근에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을 목격하시거나 들은 적이 있으신가요?”

“아뇨, 토요일 이후에는 전혀 못봤습니다.”

기자의 계속된 질문에 스티븐은 최대한 티를 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혹시 로렌씨는 어떤 분이셨나요?”

“저하고 같은 학교에 다니던 동급생으로 아주 선량한 사람이었습니다.”

“혹시 그녀를 해칠만한 사람이 주위에는 없었나요?”

리포터가 물어보자 스티븐은 최대한 이 일이 실종 사건인 것 처럼 꾸미기 위해 말을 지어내기 시작했다.

“아뇨.. 그런 사람은 없고.. 제생각엔 아마 그녀가 납치됬거나 가출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그.. 뭐냐.. 누군가 그녀의 집에 침입한 흔적도 없고 문도 잠겨있었거든요..”

순간 스티븐은 비명을 지를 뻔 했다.

지금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문이 잠겼다니, 마치 범인이 말하는 것처럼 들리잖아

점점 더 말이 꼬여가는 스티븐의 말을 듣고있던 리포터는 뭔가 이상하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

스티븐이 자신의 말 실수를 어떻게 수습해야하나 생각하고 있을 무렵

다음 순간 리포터가 뱉은 한마디의 말은 마치 망치처럼 매섭게 그의 머리속에 꽃혔다.

“사건에 많이 알고 계시는 것 같은데 학교 주차장에서 발견된 시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시체라고요?”

“혹시 발견된 시체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신 적이 있으신가요?. 아직 이 시체가 로렌이라고 밝혀지지 않았지만..

리포터의 말은 그의 귀에 들려오지 않았고

그의 머리속엔 한가지 생각밖엔 들지 않았다.

모든게 끝났구나.

그는 제대로 서 있기 조차 버거웠다.

“선생님 괜찮으신가요?”

 

“그냥 좀 앉아서 쉬어야 할것 같네요..”

그렇게 이야기하곤 그대로 풀숲으로 들어가 힘없이 주저앉았다.

어떻게 경찰은 그렇게 빨리 시신을 찾아낼 수 있었을까.

스티븐이 몰랐던 발견 당시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분명 29일 아침 스티븐은 쓰레기차가 학교 주차장의 쓰레기통을 비우는 것을 목격했다.

하지만 그가 몰랐던 사실이 하나 있었다. 그가 마주보던 쓰레기차 뒤에

 

경찰차가 멈춰 선 것이다.

이들은 28일 오후 로렌의 집을 방문했던 경찰관들이었다. 그들은 당시 로렌과 연락이 닿지않던 지인들의 신고로

그녀의 집을 방문했지만 로렌이 집에 없다는 것을 보고 그저 외출 중 일것이라 생각하며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이틀뒤 다시 온 두번째 신고 역시 마찬가지로 어차피 그녀의 집에 가봤자 헛수고할 것이

뻔했기에 그들은 적당한 곳에서 농땡이를 부리던 중이었다. 우연하게도 그들이 선택한

적당한 곳은 바로 학교 주차장의 쓰레기통이 설치된 곳이었다.

하지만 우연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학교 주차장에 도착한 쓰레기차 역시 그날 따라

너무나 많은 양의 쓰레기로 인해 수용량을 초과한 상태였다.

절묘하게도 시신이 담긴 봉투 바로 앞에서 수거가 멈추게 되었고 수거업체 직원들은

다시 돌아올때 좀더 쓰레기를 편하게 싣기위해 나머지 쓰레기들을 길가 근처로 옮기기 시작했다.

그 순간 그때까지 신나게 차안에서 동료와 웃고 떠들며 농땡이를 부리던 경찰 중 하나가

 

우연히 수거업체 직원이 시신이 담긴 봉투를 옮기는 것을 보던 도중 구멍난 비닐 사이로 시신의 일부분을

발견했고 그 즉시 본부에 알려 이 토막난 신원미상의 시신이 로렌 기딩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스티븐은 곧 유력한 용의자로 지명되었고 경찰은 그의 집에서 발견한 시신훼손에 사용된

쇠톱과 망치및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발견한 300여개의 로렌과 로렌의 방을 찍은 영상을

증거로 그를 체포했고 살인죄로 기소했다.

결정적으로 언론과의 인터뷰 도중 시체라는 단어를 들은 직후 동요하며 주저앉는 그의 모습은

누가 봐도 스티븐이 진범임을 알리고 있었다.

 

결국 완벽범죄를 노리던 한 범인은 어처구니 없는 우연의 연속과 인터뷰로 인해

남은 생을 감옥에서 보낼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출처 – baba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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