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일성 대학’다니고 있는 학생들 근황

  						  
 								 

그 말로만 듣던 김일성종합대학의 모습이다.

이 대학을 나온 한 기자는 “북한에서 제일 부잣집 자식은 김대에 다니고, 북한에서 제일 가난한 학생도 김대에 다닌다”라고 말했다. 이는 돈만 많으면 아무리 멍청해도 갈 수 있으며 아무리 가난해도 성적만 좋으면 갈 수 있는 대학이라는 뜻이다.

최근 김일성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의 놀라운 근황이 공개되었다.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한국학과장인 이은정 교수가 “북한 학생들이 잠시 강의실에 들어와 인사할 것”이라고 전한 것이다. 곧 김일성종합대학 도이칠란트어문학과 학생 12명이 강의실에 들어왔다. 북한 학생들은 잠시 강의실 뒤편에서 서성이며 주저하기도 했지만, 비어있는 독일 학생들 옆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독일 남학생 옆자리에 앉은 북한 학생 김정임 씨는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지만 서슴없이 대화를 이어갔다. 김 씨는 독일 학생에게 “나는 도이칠란트어를 듣기가 어렵다”면서 “조선어 듣기에는 어려움이 없느냐”고 물었다.

독일 여학생 옆자리에 앉은 북한 학생 조형철 씨는 “일요일에 왜 학교에서 수업을 듣느냐”면서 대화를 시작했다.

북한 학생들은 독일 학생들과 대화에 무리가 없을 정도의 독일어 실력을 보였다.

북한 학생 김경심 씨는 베를린자유대 관계자들에게 “외국 사람들을 직접 마주하니 당황하기도 했는데, 배운 것을 실험할 기회였다”고 말했다. 북한 학생들은 지도교수 2명과 함께 베를린자유대 초청으로 3주간 계절학기 프로그램을 듣기 위해 전날 베를린에 도착했다.

김일성종합대학과 베를린자유대가 지난 2017년 인적·학술 교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베를린자유대 한국학연구소 연구자들 및 학생들이 김일성종합대학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학술 교류 차원에서 이뤄진 학생들의 방문이지만, 북미 관계가 급격히 악화한 데다 강도 높은 대북제재가 이어지는 국면에서 이뤄져 주목을 받고 있다.

학생들은 주로 독일어 수업을 들을 예정인데, 독일 정치와 경제, 사회에 대한 강의도 들을 계획이다.

북한 학생들의 방문을 추진한 이은정 교수는 “학생들이 어학뿐만 아니라 독일의 문화와 역사를 공부하고 역사박물관도 견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독일 학생들이 최근 독일의 문학 등 오늘의 독일의 모습을 잘 배워갔으면 좋겠다”면서 “앞으로 매년 김일성종합대학 학생들을 초청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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