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북악산 숙정문 주변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 휴대전화 1대를 발견했다.
사망 경위 파악을 위해 이를 디지털 포렌식 하겠다고 밝힌 경찰,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등 논란이 있엇던 만큼 아이폰이 중요 증거가 될 거란 전망이다.
그러나 삭제된 데이터를 복구하는 등 휴대전화의 내부 정보를 분석하는 수사 기법인 디지털 포렌식 작업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로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 기종이 아이폰XS로 알려진 것.
아이폰은 포렌식 전 잠금 해제가 까다로운 편이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아이폰은 여섯자리 비밀번호가 있는데, 경우의 수가 백만 가지이다 보니 여섯번 만에 맞추는 게 불가능하다”며 “비밀번호를 열번 틀릴 경우 초기화되도록 설정했다면 자칫 초기화돼 그 안의 데이터가 사라져 잠금 해제를 함부로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수사에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소속 검찰 수사관의 아이폰X 암호를 풀기까지 약 4개월이 걸렸고 일명 ‘n번방 사건’ 조주빈의 아이폰X 비밀번호는 현재까지도 해제하지 못하고 있다.
문자까지 조합해 비밀번호를 설정했다면 경우의 수는 560억 개나 된다.
하지만 해제가 불가능한 건 아니다. 이스라엘 정보기술업체인 ‘셀레브라이트’사의 장비를 이용하면 틀린 비밀번호를 입력하더라도 작업 지체, 중단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의 잠금을 해제했다고 해도 디지털 포렌식 작업이 쉬운 건 아니다.
임종인 교수는 “핸드폰 소유자가 자기한테 불리한 증거를 삭제하는 경우도 있다”며 “만약 일반적으로 삭제버튼을 눌러 삭제한 경우 복구가 되지만, 삭제시키는 도구를 이용해 삭제했을 경우 복구가 안 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폰 디지털 포렌식에 난관을 겪는 건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미국연방수사국 FBI 역시 아이폰 잠금 해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애플의 협조도 잘 이뤄지지 않는다.
애플은 아이폰 백업(손상·분실 등에 대비해 데이터를 복사해두는 것) 과정을 100% 암호화할 예정이었으나 FBI의 항의로 계획을 접은 사실이 올해 초 알려지기도 했다
박원순 전 시장 관련 의문을 해결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이는 아이폰.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에서 사건의 진상을 밝혀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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