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소 엉덩이에 눈 모양을 그려 넣으면 사자 등 포식자들이 겁을 먹고 공격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10일(현지시간) 케냐의 영문판 인터넷 신문 ‘더 스탠다드’는 이에 대한 4년간의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이 과학저널 ‘커뮤니케이션 바이올로지’에 지난 7일 게재됐다고 보도했다.
또한 ‘네이처’와 ‘더컨버세이션’ 홈페이지에도 게재됐다고 전했다.
이 논문에서 연구원들은 “소의 엉덩이에 가짜 눈을 그려 넣으면 사자 등 맹수가 공격할 확률이 낮다는 것을 알아냈다”며 “이는 간단하고 효율적이며 포식자와 공존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지난 4년 동안 보츠와나의 오카방고 삼각주에서 방목 중인 소떼 14개군의 총 2,061마리를 대상으로 엉덩이에 눈을 그려 넣고 맹수들의 반응을 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눈이 그려진 소 683마리 중에서는 맹수의 먹잇감이 된 소는 한 마리도 없었다. 반면에 아무 그림도 없는 소 835마리 중에서는 15마리가 포식자의 습격으로 죽었다. 또한 눈 대신 십자가가 그려진 소는 543마리 중 4마리가 희생됐다.
이러한 실험 결과는 포식자들의 서식지 부근에서 목축 활동으로 살아가는 인간이 야생동물로부터 받는 피해를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케냐에서는 국립공원과 인접한 지역에 거주하는 부족민들이 사자, 표범, 하이에나, 치타, 아프리카 들개 등의 빈번한 가축 공격으로 골머리를 앓아 왔기 때문에 해당 실험이 도움을 줄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연구팀은 시간이 지나면 맹수들이 학습효과로 인해 가짜 눈을 두려워하지 않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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