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가장 돈이 많은 여성으로 꼽히는 중국인 재벌 2세가 국적을 바꾼 사실이 드러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6일(현지시각) 중국 부동산기업 비구이위안(碧桂園·영어명 컨트리 가든)의 대주주 양후이옌(楊惠姸·39)이 2018년 10월 키프로스의 시민권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는다.
양후이옌은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2020년 세계 최고 여성 부자 순위에서 6위에 오른 아시아 최대 여성 갑부다.
그의 재산 규모는 대략 283억 달러(약 34조원)로 전 세계 41위(여성 순위에서는 6위)이고 중국에서는 최대 여성 갑부(남녀 전체로서는 8위)다. 아시아 최대 여성 갑부이기도 하다.
그는 비구이위안 창업자 양궈창의 딸로, 부친의 재산을 상속받아 중국 최고 여성 부자가 됐다. 중국 최대 갑부인 마화텅 텐센트 회장의 재산이 609억 달러 정도이니 양의 재산은 그 절반 정도 되는 셈이다.
키프로스는 투자 이민을 통해 시민권을 발급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최소 215만 유로(약 30억원)을 투자해야 한다.
키프로스의 시민권을 얻으면 유럽연합(EU) 27개국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데, 정작 키프로스에 거주할 필요는 없다는 ‘장점’이 있다. 또 유럽 은행 계좌에 돈을 예치해 두거나 176개 국가를 비자 없이 여행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키프로스에는 세계 각국의 기업인, 정치인, 지식인들이 모인다. SCMP는 양씨뿐 아니라 또 다른 중국인 부호 500여 명도 키프로스로 국적을 옮겼다고 보도했다.
SCMP는 “외국 여권이 있다는 것은 돈을 해외로 반출하거나 유사시 해외로 도피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외국 여권이 있다고 항상 보호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아랍권 방송 알자지라는 중국인 500여 명을 포함해 2017~2019년 키프로스 시민권을 얻은 2500명의 명단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명단에 따르면 중국인이 러시아인(100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자지라는 키프로스 시민권을 얻은 중국인 500여 명 중 8명의 이름을 공개했으며, SCMP는 그중 양후이옌을 포함한 5명의 신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5명은 모두 정치·경제적 활동으로 중국에서 이름이 알려진 이들이었다.
콘텐츠 저작권자 ⓒ지식의 정석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사진 = 뉴스1, 데일리메일, 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