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50년 동안 토끼와의 전쟁을 하고 있다는 나라 근황

  						  
 								 

최근 호주 남동부가 수백만 마리의 쥐떼로 골머리를 앓았다.

그렇지만 호주의 문제는 따로 있다고 한다. 그들은 이미 150년 전부터 토끼와 전쟁 중이다.

원래 토끼가 없었던 호주에 야생 토끼가 생긴 것은 1859년이었다.

당시 영국에서 호주로 이주한 토마스 오스틴이라는 농장주는 영국에서 즐기던 토끼 사냥을 호주에서도 하기 위해 토끼를 들여왔다.

그는 호주의 남동쪽 끝인 빅토리아 주 남부에 영국 회색 토끼 20마리를 방사했다.

그런데 이 토끼들은 엄청난 번식력으로 개체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려가기 시작했다.

토끼는 해마다 수천 마리씩 늘어났고, 불과 7년 만에 그 지역에서만 사냥으로 약 1만 4천여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호주에는 토끼의 천적이 없었기 때문에 토끼의 수가 더욱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 토끼들은 풀을 다 뜯어 먹고, 땅에 굴을 파서 나무의 뿌리도 갉아 먹었다.

토끼로 인해 자원이 황폐해지자 1907년, 호주 정부는 무려 1,600km에 이르는 안전펜스를 설치해 호주 전역으로 토끼가 퍼지는 것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토끼는 뛰어난 점프력으로 이 펜스를 넘었고, 계속해서 번식했다.

그러던 1929년, 경제 대공황이 발생하면서 토끼가 갑자기 필요한 식량으로 바뀌었다. 식량 부족을 겪은 사람들이 단백질이 풍부한 토끼를 잡아 먹은 것이다.

하지만 이 대공황이 끝나자 토끼는 다시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결국 호주 정부는 토끼의 천적인 여우를 들여왔다.

그렇지만 풍부한 식량 자원 덕분에 오히려 여우의 수는 급증했고, 토끼의 수는 줄어들지 않았다.

이렇게 토끼와의 전쟁을 계속하던 호주는 마침내 1950년, 토끼에게 치명적인 다발성 점액종 병균을 살포하는 방법을 시도했다.

그리고 호주 전체 토끼의 80%를 죽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살아남은 토끼들이 바이러스 내성을 갖게 되었고, 결국 이 토끼들이 번식을 하며 개체수는 2억 가까이 늘어났다.

그러다가 1997년, 바이러스의 효과를 봤던 호주는 더 강력한 바이러스를 개발하여 토끼에게 2차 살포했다. 그리고 두 달 만에 토끼의 90%를 말살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안 좋은 역사가 반복됐다.

내성을 갖고 생존한 10%의 토끼가 또 한번 엄청난 번식력을 보여준 것.

그 후 약 20년 동안 호주는 토끼와의 전쟁을 계속하고 있으며, 여전히 해결하지 못해 많은 호주 국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러한 국민적 원성을 달래고자 호주 정부는 지난 2018년 토끼 박멸을 위해 새 균주를 개발해 토끼에게 살포했다.

하지만 정부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일각에서는 ‘포기’해야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호주의 CSIRO 동물바이러스학자 로빈 홀은 “이 문제는 우리가 평생 안고 가야 할 새로운 바이러스 같은 문제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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