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국방부 뒤집어진 전입 10일차 해군 일병 대참사
가혹행위를 당한 해군 일병을 부대 지휘관이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피해자는 함장에게 가혹행위 피해를 호소했으나 가해자들과의 분리 조치를 취하지 않고 오히려 대면하게 하는 등 ‘2차 가해’를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7일 서울 마포구 센터 교육장에서 열린 에디터회견에서 “해군 강감찬함에서 선임병 등으로부터 구타, 폭언, 집단 따돌림을 겪은 정모 일병이 휴가 중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어 “함장, 부장 등 간부들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도 피해자 보호 구제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실상 방치했다”고 언급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정 일병은 2020년 11월 해군에 입대해 지난 2월1일 강감찬함에 배속됐다.
열흘 뒤 정 일병의 아버지가 사고를 당해 정 일병은 간호를 위해 2주간 청원휴가를 다녀왔으며 이때부터 선임병들의 집단 구타, 폭언, 따돌림 등이 시작됐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3월16일 정 일병은 피해 사실을 함장에게 말했다.
하지만 함장은 피해자의 보직을 변경했을 뿐 하선시키지 않아 피해자는 같은 배 안에서 가해자들을 계속 마주쳤다.
또한 함장은 군 수사기관에 신고하거나 지휘관에게 보고하는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군인권센터는 함장이 정 일병과 가해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대화하게 하는 등 2차 가해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함장은 지난 3월 27일 오전 1시쯤 정 일병을 불러 ‘가해자들에게 사과를 받는 게 어떻겠냐’고 말한 뒤 가해자들을 한자리에 불러 대화하게 했다.
군인권센터는 “바다로 출항해 일정 기간 승조원끼리 항상 붙어 있어야 하는 해군 특성상, 피·가해자 분리는커녕 화해시킨다는 명목으로 한자리에 불러 사과시킨 것은 엄연한 ‘2차 가해’이자 매우 부적절한 조치”라고 말했다.
정 일병은 피해 사실 신고 이후 자해를 하는 등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때도 제대로 된 조치는 없었다고 군인권센터는 밝혔다.
정 일병은 지난 4월6일이 되어서야 배에서 내려 정신과에 입원할 수 있었다.
병원에서 6월8일 퇴원하며 휴가를 나온 정 일병은 열흘 뒤인 6월 18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건강했던 정 일병이 우울증을 호소하고 자해 등을 한 뒤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 것은 결국 군대 내의 가혹행위와 방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 일병의 정신병력을 유가족에게 언급한 것은 결국 ‘죽을 사람이 죽었다’는 식으로 몰아간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언급했다.
국방부는 “정 일병에 대한 선임병들의 폭언은 확인됐으며, 폭행과 병영 부조리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긴급파견을 나간 간부들에 대해서는 임무를 마치고 복귀한 후 추가 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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