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가게 하는 주제에..” 경찰이 딸 잃은 아버지에게 한 막말 수준

2021년 September 8일   admin_pok 에디터

1998년, 딸 잃은 아버지에게 경찰관이 한 막말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1998년 10월, 당시 계명대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던 정은희 씨가 대구 구마고속도로 상에서 23톤 덤프 트럭에 치여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트럭 운전사는 “차 앞에 뭔가 갑작스럽게 튀어나왔고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피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차에 치여 숨진 은희 씨는 속옷은 입지 않고 겉옷만 입은 상태였다.

은희 씨의 친구들이 이후 고속도로 옆 풀숲에서 은희 씨 것으로 보이는 속옷을 발견했다. 은희 씨의 쌍둥이 동생은 “언니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에 성폭행을 당한 은희 씨가 도망치다가 교통사고를 당했거나, 성폭행 후 고의적으로 살해당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경찰은 유가족이 건넨 속옷을 증거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찰은 전날 동기들과 술자리를 갖고 술 취한 은희 씨가 고속도로 무단횡단을 하다 치여 숨진 단순한 교통사고로 사건을 종결 지었다.

이 사건은 2018년 SBS 방송 ‘그것이 알고 싶다’에도 방영되었다.

당시 수사를 맡았던 담당 경찰은 취재진에게 “팬티가 젊은 아가씨들이 입는 팬티가 아니라 아줌마들이 입는 팬티였다”고 말했다.

한편 은희 씨의 아버지 정현조 씨는 아내와 대구에서 채소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제대로된 조사를 하자는 아버지의 요청에 경찰은 “채소장사 하는 주제에 네가 뭘 아느냐”고 무시했다.

이에 아버지는 부검감정서라도 달라고 했지만 경찰은 “네가 부검감정서를 볼 줄이나 아느냐”고 말했다.

이러한 수모에도 은희 씨의 가족들은 끈질기게 재수사를 요구했다. 

5개월이 지난 후 국과수가 속옷 유전자를 분석했고 다시 1년 3개월이 흐른 뒤, 속옷은 은희 씨의 것으로 확인됐다. 그곳에서 남성의 정액도 발견했다.

경찰은 그제야 초기 수사의 실패를 인정하고 말았다. 그러나 당시는 2013년으로 검찰로서는 공소시효 문제를 처벌할 방도가 없었다.

스리랑카인 피의자는 결국 지난 2017년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으며 우리나라 법의 처벌을 완전히 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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