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몰래 피임약을 먹으며 고의로 임신을 피해 온 아내의 사연이 전해졌다.
남편은 아내와의 이혼을 결심했지만 아내는 신혼집에 대한 재산분할 청구를 요청한 상황이다.
5일 양소영 변호사는 YTN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 해당 사연을 소개하며 안미현 변호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해당 사연의 주인공은 5년 전 결혼한 맞벌이 부부 중 남편이었다. 외동으로 자란 남편은 아이를 빨리 갖길 원했지만 아내의 임신은 좀처럼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남편은 아내에게 임신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 아내보다 집안일을 더 많이 했고, 몇 해 전 아내가 임신을 위해 직장을 휴직하겠다고 하자 흔쾌히 동의했다.
남편은 “아내가 아이를 갖기 위해 함께 노력해준다는 자체만으로 고마웠다”며 “어머니도 아내를 위해 보약을 지어주시고 아내가 좋아하는 음식도 계속 챙겨주셨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같은 남편의 노력에도 아내의 임신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그러던 중 남편은 아내의 옷장에서 피임약을 발견했고 아내에게 이 일에 대해 물었다.
그리고 아내가 그동안 피임약을 먹으며 임신을 고의적으로 미룬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일로 부부는 크게 다퉜고 결국 아내는 집에서 가출했다고 한다.
남편은 “5년 동안 저와 부모님까지 속인 아내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며 “친정으로 가버린 아내와 이혼을 전제로 이야기를 했는데 아내가 신혼집 절반의 재산분할을 요구해 협의이혼은 불가능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이혼은 물론 위자료도 꼭 받고 싶다”며 “아내의 거짓말 때문에 이혼하게 된 건데도 재산분할을 해줘야 하나”라고 이야기했다.
안 변호사는 “자녀 문제는 혼인 생활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피임을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해 신뢰를 훼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법 제840조 제6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라고 정한 규정에 따라 재판상 이혼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양 변호사는 “아내는 남편이 아이를 원하는 걸 알고 있던 상황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에게 알리지 않은 채 피임을 한 건 혼인을 유지하기 힘든 중대한 사유로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안 변호사는 “만약 아내가 진정으로 임신의 준비가 안 됐거나 자녀를 양육할 준비가 안 됐다면 남편과 미리 상의하고 임신 계획을 조율했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아내는 조율 없이 남편을 속이고 일방적으로 5년간이나 피임을 하면서 남편을 기만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남편에게 참을 수 없는 배신감을 줬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아내에게 유책 사유가 있고, 아내가 혼인 관계를 쉽게 포기하려고 한 점 등을 봤을 때 남편이 아내로부터 위자료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했다.
안 변호사는 “아내가 5년 동안 남편을 속였다는 것은 사연을 통해서 이미 확인이 됐고, 사연을 보면 남편이 아내(의 임신)를 위해 배려했음에도 아내는 자신의 잘못이 발각됐을 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려는 지혜로운 노력은 기울이지 않고 그냥 집을 나가버렸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런 부분을 고려해보면 남편이 아내에게 위자료를 받는 것은 그리 무리한 주장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내가 집을 나감으로써) 혼인 관계를 너무 쉽게 포기해버렸다”고 덧붙였다.
다만 안 변호사는 재산분할은 아내의 재산 형성 기여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유책배우자라고 하더라도 재산분할청구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재산분할은 혼인생활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재산을 기여한 만큼 나누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아내가 만약 신혼집이나 다른 부부공동재산을 형성, 유지하는 데 기여한 바가 있으면 재산분할은 그만큼 받을 수 있다. 다만 기여도가 관건이 된다”고 했다.
이어 “혼인 기간이 5년 정도 되고 맞벌이를 했다. 아내가 휴직을 했고 남편이 가사 분담도 많이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내는 5대5 기여도를 주장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아내의 무리한 욕심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아내가 무리한 요구를 해서 협의이혼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오히려 아내가 후회할 수 있는 포인트도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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