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으로 새로운 피싱 방법인 가짜 구속영장을 받은 의사가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41억 원을 빼앗긴 사건이 발생해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23일 KBS는 카카오톡 피싱을 당한 의사가 주택담보대출까지 받으며 결국 41억 원을 사기 당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의사 A씨는 낯선 이에게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로 수상한 남성은 “A씨 지난 7일 OO역에 가셨죠? B씨와 아는 사이인가?”라고 질문했다.
그러면서 남성은 A씨가 범죄에 연루됐다고 알리며 이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면 카카오톡 친구추가를 하라고 요구했다.
요청에 수락한 A씨는 합동수사과라는 이름을 가진 메신저에게 카톡을 받았다. 합동수사과에서 보낸 메시지에는 사건에 협조해 달라는 문구와 구속영장 링크가 첨부됐다.
처음에 A씨는 보이스피싱이라고 의심했다. 그러나 통화에서 동선을 정확히 맞혔고 구속영장도 무서워서 링크를 통해 어플을 다운 받았다.
A씨는 보이스피싱이라고 생각해 금융감독원에 전화했다. 그런데 통화한 금융감독원은 “당신의 계좌가 자금 세탁에 활용됐다”고 알려줬다. 카톡으로 구속영장을 보낸 검사 말이 맞았다.
이후 A씨는 보이스피싱이라는 의심의 뿌리를 걷어버렸다.
‘구속영장’이라고 한 링크를 통해 어플을 깔면 주소록, 문자메시지, 통화목록 등이 모두 범죄조직에 넘어가게 된다.
심지어 경찰, 검찰, 은행, 금융감독원 등 실제 대표 번호로 전화를 걸어도 범죄조직이 받도록 조작된다. 또 범죄조직이 거는 전화도 경찰, 검찰 등 정상 번호로 표기된다.
이 말은 A씨가 전화했던 금융감독원도 결국 범죄조직이었던 것이다.
A씨는 검사로부터 “예금, 적금, 보험, 주식도 모두 확인해야 하고 범죄 연관성이 없으면 모두 돌려주겠다. 수수료도 다 돌려준다”는 말을 듣게 됐다.
A씨는 은행에 방문해 아파트 담보 대출과 개인 대출을 포함해 자금 조달을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총 동원했다. A씨가 조달한 금액은 총 41억 원이었다.
A씨가 송금한 41억원은 추적에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검사를 사칭한 남성이 요구한 수법인 ‘현금, 계좌, 세탁 가상자산’ 등으로 송금했기 때문이다.
A씨가 당한 사례는 지금까지 있었던 보이스피싱 피해 액수(1명 기준) 중 가장 컸다.
41억 원이라는 거액을 인출하자 은행원은 “왜 이렇게 많은 돈을 찾아가시냐”고 질문했다.
A씨는 피해 당시 검사가 알려준 대로 돈을 찾을 때 “직원 월급”이라고 말했다. 범죄에 연루된 사실을 감추기 위해서 시키는 대로 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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