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삼켜서 운반 중 몸속에 터져서 사망한 국내 ‘보디패커’ 등장
몸속에서 터진 엑스터시 봉지 79개 국내 첫 사례
국내 처음으로 몸속에 마약을 넣고 운반하는 ‘보디패커’ 활동이 확인돼 충격을 안기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용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오후 5시쯤 50대 남성 A씨가 용산구 자택 거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은 엑스터시로 불리는 MDMA 급성 중독으로 확인됐다.
“600명 투약 가능” 기존 마약사범보다 200배 많은 엑스터시 검출
A씨 혈액에선 20.36㎎/L의 엑스터시가 검출됐다. 통상 마약사범들은 0.1~2.4㎎/L가 검출되는데 비교하면 200배나 많은 수치다.
A씨의 위에서 엑스터시 봉지 79개가 터진 상태로 발견됐다. 봉지 개당 1알의 엑스터시가 담겨 있었다. 포장이 뜯어지지 않은 상태의 엑스터시 130개도 함께 발견됐다.
또한 A씨 대장 안에서는 콘돔에 밀봉한 케타민 분말 118g이 발견됐다. 600명이 투약 가능한 분량이다.
경찰 조사 결과, 지난 8월 태국으로 출국한 A씨는 사망 하루 전인 지난달 24일 말레이시아에서 입국했다.
경찰관계자는 “한국도 엑스터시나 케타민 수요가 많아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엑스터시와 케타민은 2018년 버닝썬 사태 당시 핵심 인물들 체내에서 검출됐던 약물이다.
국내 첫 ‘보디패커’ 등장… 모발로 확인
특이점은 A씨 모발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점이다. 이 점을 들며 경찰은 A씨가 마약 복용자가 아닌 국내 유통을 위해 마약을 운반한 ‘바디패커’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내국인이 보디패커로 활동하다 적발된 최초 사례”라고 전했다.
보디패커는 마약을 삼키거나 항문으로 밀어 넣어 운반하는 방식이다. 운반 후엔 구토제나 관장약을 사용해 꺼낸다. 체내에서 다량의 마약 봉지가 터지면 급사할 가능성이 커 위험한 운반 방식으로 꼽힌다.
과거에 외국인 보디패커가 한국을 경유해 다른 국가로 이동하다 적발된 사례는 있었지만 국내 유통을 목적으로 외국에서 마약을 들여온 한국인 보디패커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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