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피규어보다 못하냐” 푸르밀 직원들 거센 후폭풍 몰아친 상황
‘적자’ 이유로 전직원에게 정리해고 통지한 푸르밀… 직원 수는 354명
직원들 해고 통보 후 푸르밀 본사 푸르밀이 돌연 사업 종료를 결정하면서 혼란 그 자체인 상태로 400명에 이르는 전 직원들은 일방적인 정리해고 통보를 받았다. 오너가 결정에 따른 뒷정리는 오로지 직원들의 몫이 된 듯하다고 했다.
정리해고 대상은 일반직, 기능직 전 사원(푸르밀 전 임직원)으로, 사업종료 및 정리 해고일은 11월 30일이다. 이에 따라 전주와 대구 공장도 다음 달 25일 최종 생산을 마치고 30일 영업을 종료하게 됐다.
푸르밀은 올해 초부터 직원들의 ‘퇴사 러시’를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남아 있거나 최근 입사한 직원들은 매각 과정을 거쳐서라도 회사가 다시 잘 될 것이란 희망이 있었다고 했다.
“유종의 미를 거두라” 푸르밀 경영진, 사업 종료 뒷처리까지 지시
푸르밀 신동환 대표 집무실에 전시된 피규어들 푸르밀의 한 직원은 “일방적인 회사 해고 통보에 우리가 회사에 전시된 피규어들보다 못한 존재들인가 자괴감이 들었다”며 “수십년 바쳐 일 해온 분들도 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실제 푸르밀 본사 내 신동환 대표의 집무실은 물론 회의실, 직원 휴게실 곳곳에는 수백점의 피규어들이 전시돼 있다. 신 대표가 경직되지 않은 분위기에서 직원들과 의사소통을 나누기 위해 꾸민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들은 해고 통보 후 경영진이 ‘유종의 미를 거두라’는 취지로 사업 종료 뒷처리를 지시한 것을 두고 황당해 했다.
또 다른 한 직원은 “대리점주들과 협력업체에서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사업종료를 하더라도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사전 준비라는 것을 해야 하는데 정말로 아무 것도 없다. 어떻게 이렇게 무책임할 수 있느냐”고 버럭 목소리를 높였다.
푸르밀, 협력업체 및 유통업체 사이에서도 혼란…
푸르밀 대구공장 앞 걸린 해고를 비판하는 현수막 푸르밀은 오는 12월 말까지 군부대에 제품을 납품하는 한편 이마트, 홈플러스와 같은 대형마트에 PB상품을 생산해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은 상태였지만 11월 말로 사업종료를 함에 따라 협력업체 및 유통업체 사이에서도 대체 상품과 공급처를 찾아야 하는 등 혼란을 겪고 있다.
한 직원은 “푸르밀 법인을 청산하면 그 동안 영업손실에 따른 법인세 면제 혜택을 다 반납해야 한다고 들었다”며 “그 면제 혜택이 수백억원대에 이른다고 하던데 그래서 임직원만 내보내고 법인은 유지하려고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당장 생계를 어떻게 꾸려나갈지에 대한 걱정도 컸다. 50대 중반 직원은 “이 나이에 어디로 이직할 수 있겠냐”며 “급여 삭감에도 버텨왔는데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게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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