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온 이태원 압사 참사 직후 용산구 주민들은 오히려 자신의 집값 하락을 걱정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태원 압사 사고는 10월 29일 밤 10시 이후 발생했는데, 주민들의 글이 올라온 것은 사고 직후인 30일 아침이었다.
이태원 인근 아파트 주민들만 가입할 수 있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 카페에는 이태원 압사 참사로 인해 집값 하락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글이 많이 올라왔다. 참사 직후인 다음날 아침 주민 A 씨는 “동네 집값 떨어지겠네요”라는 제목의 글을 작성했다. 그는 “사고는 안타깝지만 한편으로는 왜 이태원일까 원망스럽다. 홍대랑 강남은 멀쩡하던데 얄밉다”라는 다소 소름끼치는 내용까지 적었다.
그러면서 “안 그래도 올해 집값 많이 떨어져서 심란한데, 사람 단체로 죽은 곳 소리 나오면 더 떨어지게 생겼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A 씨뿐만 아니라 다른 주민들 역시 집값 하락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말에 동조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대다수 주민들은 오히려 “말도 안되는 글이다” “이런 글은 아닌 것 같다” “어이가 없다”라며 정상적인 대응으로 A 씨를 반박했다.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156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하필 이태원’ ‘강남이나 홍대는 멀쩡해서 얄밉다’라는 소시오패스적인 A 씨의 글은 대다수의 주민들의 동조를 이끌어내기엔 어려웠던 것이다.
A 씨의 글은 순식간에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퍼졌으며, 누리꾼들은 “정말 사상 자체가 무섭다” “소시오패스 아니냐” “저런 수준 낮은 사람이 있어서 집값이 떨어지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태원 참사 후 집값 걱정
이태원 압사 참사 이후 정치권 대응하고 있는 상황
한편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윤석열 정부는 책임론이 불거지자 공식 사과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이태원 영가 추모집회’에 참석해 “슬픔과 아픔이 깊은 만큼 책임 있게 사고를 수습하고 무엇보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큰 책임이 정부에 있음을 잘 안다”며 “유가족과 치료 중인 분들을 더욱 세심히 살피고 끝까지 챙기겠다”고 말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태원 할로윈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처리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경찰 수사가 먼저”라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여소야대 국면에서 자력으로 국정조사를 막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국정조사 정국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정조사가 실시되면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6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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