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에 담겨있는 생수를 먹거나 정수기 물을 받아 먹거나, 우리는 매일 거르지 않고 물을 마신다. 그런데 이처럼 매일 마시는 물을 바삭하게 튀겨먹을 수 있다고 하면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만약 당신이 무작정 끓는 기름에 물을 그대로 부어 넣는다면 크게 다치거나 죽을 수도 있다. 뜨거운 기름과 물이 만나면서 끓는 기름이 마구 튀어 오르기 때문이다. 끓는 기름이 피부에 닿으면 높은 확률로 화상을 입으며, 화상이 심하면 생명이 위독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물을 튀기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물이 필요할까? 무슨 방법을 사용해야 흐르는 물을 바삭하게 튀겨 먹을 수 있을까?
당장 필요한 준비물은 젖산 칼슘과 알긴산 나트륨이다. 먼저 알긴산 나트륨 2.32g을 물 500mL와 섞어준다. 이때 잘 섞이지 않으므로 믹서기를 이용해야 한다. 그 뒤 젖산칼슘 2.27g을 넓은 보울에 물 500mL와 섞어준다.
두 종류의 물이 완성됐다면 알긴산 나트륨이 들어간 물을 국자로 퍼서 그대로 젖산 칼슘이 들어간 물에 넣어준다. 물을 휘젓거나 섞지 말고 그대로 30분을 기다려주면 물이지만 손으로 잡고 만질 수도 있는 말랑 말랑한 먹는 물병 ‘오호(OHO)’가 만들어지게 된다.
오호는 말 그대로 먹는 물병으로, 물을 섭취하고 싶으면 입에 넣고 씹은 뒤에 껍데기까지 꿀꺽 삼키면 되는 친환경 물병이다. 플라스틱 등 물병 쓰레기가 나오지 않아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된다.
겉에 말랑한 껍데기는 해초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들어졌으므로 건강을 염려할 필요는 없다. 오호는 약 6주 정도 물을 담아두고 저장할 수 있고, 6주의 기간이 지나면 자연분해된다. 썪지 않는 플라스틱 물병에 비하면 지구에 친화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오호를 개발한 것은 영국 런던에 있는 산업디자인학교의 스페인 학생 3명이다. 이들은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새로운 포장 방법을 연구하던 중, 계란 노른자를 감싸는 막에서 영감을 받아 오호를 만들었다.
오호는 실제로 세계 곳곳에서 환경 보호를 위해 사용되고 있으며, 2019년 런던 마라톤 대회에서는 물병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막기 위해 대회용 물 보관재로 사용됐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제 물을 튀겨보자. 오호에 감싸진 물은 일반 튀김처럼 튀김 옷을 입혀서 튀길 수 있다. 동그란 오호 위에 튀김가루, 계란, 빵가루를 묻혀서 200도 이상 끓는 기름에 넣으면 짜잔, 동그란 모양의 세상에 없던 ‘물 튀김’을 만들 수 있다.
이때 유의할 점은 오호를 너무 크게 만들면 안 된다는 것이다. 너무 큰 오호는 끓는 기름 속에서 얇은 막이 찢어지면서 터지고 말아, 끓는 기름이 펑펑 튀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물 튀김에 사용할 오호는 반드시 작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튀긴 물 튀김의 맛은 어떨까? 직접 먹어본 코코보라의 말에 의하면 일단 튀김 냄새가 굉장히 좋고, 입에 넣고 씹으면 안에서 아무런 맛도 포함되지 않은 물이 나오며, 원래 튀기지 않은 오호는 해조류 특유의 미역 맛이 살짝 나는데 튀기는 순간 그런 맛은 전혀 나지 않으면서 맛있다고 한다.
코코보라가 오호를 이용해 물 튀김을 만드는 장면과 물 튀김을 여러 개 만들어 주변 사람들과 먹고 맛을 평가하는 장면을 좀 더 생생하게 보고 싶다면 아래 영상을 참고하자.
사진 출처=뉴스1, 유튜브 코코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