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누리꾼들 사이에 일부 음식 배달원들이 여성 혼자 살거나 여성들끼리 사는 집을 따로 ‘체크’한다는 경험담 등 게시물이 빠르게 확산되며 공감을 얻고 있다.
최근 어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달원들이 여자 체크하는 거 진짜 있는 것 같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자신이 배달 주문을 할 때) ‘문 앞 두고 가세요’가 고정 멘트인데 맨날 시키는 제육볶음은 100% 조용히 문 앞에 두고 간다”라며 “그런데 가끔 초밥, 쌀국수 같은 여자들이 좋아하는 거 시키면 높은 확률로 벨 누르고 기다리고 있다”라고 밝혔다.
글쓴이의 성별은 알 수 없으나 “여자들이 좋아하는 거 시키면”, “바지 입기 귀찮은데” 등을 확인해보면 남성 이용자인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해당 게시글에 달린 댓글들 역시 글쓴이의 글에 공감하는 내용이었다.
댓글을 단 누리꾼들은 “다 확인하고 배달원들끼리 공유도 많이 한다”, “일단 샐러드+커피 시키면 바로 저장된다”, “놓고 가라고 써놨는데도 문 열 때까지 기다리는 사람들 많다”, “직업엔 귀천이 없지만 사람엔 귀천이 있는 듯” 등 다양한 의견을 남겼다. 물론 그 중에는 글쓴이의 말에 전혀 공감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대하는 이들은 “배달원은 시간이 생명인데 그런 일을 하겠냐”, “나도 배달 해봤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등 의견을 남겼다.
논란은 해당 게시물이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남겨진 댓글들로 더 커졌다. 해당 댓글들에는 “나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라고 주장하는 의견들이 많았다.
이들은 댓글을 통해 “진짜 떡볶이 시킬 때만 문 두들기더라”, “저거 팩트다. 단톡방도 있고 여자 혼자 사는 집, 어디 주소 여자 예쁘다 이런 거 공유하고 그랬다는 거 기사로 나왔었다”, “생각해보니 엽떡 시킬 때마다 문 두드리긴 했다” 등 자기 경험담을 공유했다.
한 네티즌은 자신이 ‘군대도 다녀온 남자’라고 밝히며 장문의 소감을 남겼다. 그는 “원룸에서 자취하는데 여자친구가 놀러 올 때마다 디저트류 꼭 시켜먹는다. 나 혼자 제육이나 짜장면이나 돈가스 먹을 땐 절대 전화 안 오고 요청사항대로 문 앞에 놓고 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꼭 디저트 시킬 때만 전화 걸어서 공동현관 비밀번호 물어보려고 전화했다는 둥 문 앞에 놓으라는 뜻이 공동현관 앞에 놓으라는 뜻인지 본인 현관문 앞에 놓으라는 뜻인지 헷갈려서 전화했다는 둥 이상하리만치 전화가 자주 온다”라며 “나 남자고 군대도 갔다왔는데 내가 남혐(남성혐오)할 이유가 없음”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배달의민족은 이런 여론을 인식한 것인지 지난 14일 자사 배달 시스템 ‘배민커넥트’의 라이더 계약 약관을 개정했다.
오는 2월 14일부터 적용하는 배민커넥트 약관 개정안에 따르면 특정강력범죄, 성범죄, 아동 및 청소년 관련 범죄, 마약범죄 등의 범죄 전력이 있는 라이더는 배민커넥트를 이용할 수 없다. 또 배달 계약 기간 중 이런 범죄를 저지르거나 관련 범죄로 처벌받아도 역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일부 라이더들은 “공무원을 뽑느냐”, “배달하는데 범죄경력 조회는 선 넘었다”는 등 반발하고 있다.
배민커넥트를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 관계자는 약관 개정의 실효성 부분에 대해 “회사에서 범죄경력을 확인할 법적 권한이 없다”며 “약관을 통해 자발적 계약 해지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딱히 강제성이나 실효성은 없는 개정안이라는 말이다.
지난해 10월 18일 통계청 ‘2022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 조사’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취업자 가운데 직종별로 배달원이 45만명을 돌파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중 41만명은 남성이었다.
사진 출처=뉴스1, 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 SBS 드라마 ‘내일을 향해 뛰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