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국민의힘 대표 경선에 출마한 당권주자 김기현 의원(울산 남구을)은 뜻밖의 인물과 찍은 사진 한 장을 SNS에 게시한 바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배구 여제 선수 김연경과 가수 남진이었다.
김기현 의원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저를 응원하겠다며 귀한 시간을 내주고 꽃다발까지 준비해 준 김연경 선수와 남진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러나 김기현 의원의 이 모든 말은 거짓이었던 것이 드러났다.
31일 스포츠경향 단독보도에 따르면 가수 남진은 최근 국힘 김 의원과 찍은 사진이 온라인에 뜨면서 ‘공개 지지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자, “아예 모르는 사람”이라며 선을 그었다.
남진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김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때문에 고향 사람들로부터 항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라며 “난 정치색이 없는데 이런 일에 휘말려 당혹스럽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또 함께 사진을 찍은 김연경에 대해서는 “김연경은 나와 같은 전남 구례 출신”이라며 이날 사진이 찍힌 배경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당시 남진은 김연경 등 지인 7~8명과 보름 전에 약속을 해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그런데 그 자리에 김 의원이 갑자기 나타나 2~3분 가량 만나 인삿말을 나눴고 사진을 찍었을 뿐이라고 한다.
남진은 “김기현 의원이 들고 있는 꽃도 그 쪽에서 가지고 온 것”이라며 “김기현 의원은 아예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마치 김연경 남진에게 꽃과 응원을 받은 것처럼 적은 것과는 180도 다른 상황이었다.
남진은 “일이 이렇게 돼 당혹스럽지만, 연예인이 사진을 찍는 것은 숙명”이라며 “나는 팬 사진 요청을 거절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남진과 김연경이 단순히 팬 서비스 차원에서 찍어준 사진을 김 의원은 마치 자신의 지지자인 것처럼 페이스북에 포장해 올렸다.
해당 게시물 탓에 남진과 김연경은 ‘대놓고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는 뜻을 드러냈다’는 오해를 받았다. 김연경의 경우 여당을 지지한다는 식으로 잘못 알려지자 야당 지지자들이 인스타그램에 몰려가 “언팔하겠다”, “그동안 응원했는데 실망이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 등 악플을 달아 곤혹을 치뤘다.
그러나 김기현 의원은 사진을 내리기는 커녕 김연경이 겪은 악플에 대해 “그 기사를 보고 미안했다. 본인 입장에서는 사실 좀 억울할 것”이라며 “국민은 아무나 본인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 그런데 마치 정치인이 된 것처럼 상대 진영으로부터 공격을 받게 되니까 이는 바람직하지 않은 문화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도리어 김연경이 자신의 지지자인데 악플 받는 것처럼 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사실 문재인 대통령께서 굉장히 아픈 말씀을 하셨던 걸 저는 기억한다. 악플을 양념 정도로 생각하라고 했던 그 말씀 말이다”라는 식으로 엉뚱한 소리를 하기도 했다.
사진 출처=김기현 의원 페이스북, 뉴스1, 김연경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