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파트 가구에서 수도와 세탁기를 연결한 온수 호스가 빠지는 바람에 약 650만 원에 달하는 수도 요금을 내게 된 사연이 전해지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31일 온라인 커뮤니티상에는 장기간 부재중이던 입주민이 수도 요금 폭탄을 맞았다는 취지의 관리사무소 안내문 공고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사진을 보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는 지난달 27일 게시판에 ‘세탁기 연결 호스(냉, 온수) 점검 안내’라는 안내문을 붙였다.
안내문에는 “XXX동 1층 가구에서 장기간 부재중 세탁기 온수 호스가 탈락해 온수 1108톤이 검침됐다”면서 “이에 수도 요금이 약 650만 원이 나오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지난 제 152차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사용요금 과다로 인한 12개월 분할납부 결정이 있었다”며 “입주민께서는 위와 같은 사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세탁기 호스를 다시 한 번 점검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기간 출타 시에는 세탁기 호스와 연결된 냉수와 온수 수도꼭지를 모두 꼭 잠가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세탁기는 수도꼭지, 호스, 급수 밸브로 연결돼 있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는 수도꼭지를 틀어놓고 생활한다. 물을 틀어놓아도 세탁기를 돌리지 않을 때는 급수 밸브 전원이 차단돼 차단판이 물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세탁기를 작동시키면 전자석으로 된 급수 밸브에 전원이 켜지고 물을 막고 있던 판이 당겨져 세탁기 내부에 물이 들어온다. 이때 세탁에 필요한 만큼 물의 양이 들어오면 수위 센서가 급수 밸브의 전원을 차단한다. 해당 가구의 경우 호스가 빠지면서 급수 밸브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쏟아진 물의 양이 수영장 수개에 달하는 양인데다가 온수라서 피해가 더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그게 빠질 거라고 누가 생각했을까. 진짜 속상하겠다”, “수도세가 650만 원 나오려면 한 달이 아니고 수개월 아니 6개월 이상 비워야 하는데. 관리소가 직무 유기다”, “폭탄 이런 물 폭탄은 정말 안 맞는 게.. 장기 집 비울 때는 수도꼭지 꼭! 잘 잠그기 생활화해야겠구나”, “저도 보일러실 수도관 터지는 바람에 80만 원 이상 낸 경험이 있습니다.. 집 비울 땐 잠가야”, “우리 집은 빨래 할 때면 수도꼭지 연다. 세탁하고나면 귀찮더라도 꼭 잠근다. 한번 호스 빠지고 난 다음부터는 꼭 잠근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지난달 각종 에너지 요금 인상으로 전기, 가스, 수도 요금이 1년 전보다 28.3% 치솟아 2010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체 소비자물가도 5.2%로 뛰었다. 지난해 11월부터 5.0%에서 주춤했던 물가 상승률이 석달만에 다시 상승폭을 키운 것이다.
2일 통계청의 ‘2023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0.11(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5.2% 올랐다. 전월 상승률(5.0%)보다 0.2% 포인트 확대됐다.
물가 상승 폭이 전월보다 확대된 것은 작년 9월 5.6%에서 10월 5.7%로 오른 이후 3개월만이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5월 5.4%, 6월 6.0%, 7월 6.3%까지 치솟은 뒤 점차 완만하게 둔화하고 있지만, 작년 5월(5.4%)부터 9개월째 5% 이상의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총지수가 전월비로는 0.8% 올랐는데 2018년 9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라며 “연초에는 가격 제품이 전반적으로 올라 상승폭이 큰 편이어서 전월비 상승폭이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품목별로 보면 전기, 가스, 수도가 28.3% 상승해 세 항목을 묶어 별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0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 7, 10월에 이어 올해 첫 달에도 전기요금이 인상된 여파다. 잇따른 공공요금 인상에 전체 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기, 가스, 수도의 기여도는 작년 7월 0.49% 포인트, 10월 0.77% 포인트, 지난달 0.94% 포인트로 점점 커지고 있다.
박대성 에디터 <제보 및 보도자료 help@goodmakers.net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사진 출처 = 뉴스1, 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버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