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 2009년 도입한 이후 수많은 논란에 시달리던 ‘여성우선주차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서울시는 기존에 여성우선주차장의 전체 50%를 확장형 주차 구획으로 하고, CCTV 감시에 사각이 없으며 주차관리 부스와 인접하게 만드는 정책을 시행했다. 또 여성을 범죄에서 보호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나 출입구 가까운 곳에 조성했다.
그러나 이제는 해당 항목이 서울시 조례에서 사라지며, 대신 ‘가족배려주차장’이라는 개념으로 바뀐다. 해당 주차장의 이용 대상은 임산부와 영유아를 동반한 사람, 노인과 이를 동반한 사람 등이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특별시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에 대해 일부 조례가 변경된다.
해당 조례안 제25조의 2에 있던 여성우선주차장이란 문구는 전부 ‘가족배려주차장’으로 개정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아이 키우기 좋은 서울을 위한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의 후속 조치에서 유래된 조치다.
오 시장은 지난해 8월 여성우선주차장을 ‘가족우선주차장’으로 바꾸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주차장 이름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우선시한다는 점에서 가족배려주차장으로 결정됐다.
해당 주차장의 이용 대상은 기존에 ‘여성’이었으나, 임산부 및 영유아, 고령자 등으로 이동이 불편한 전반적 사회적 약자로 확대된다.
특히 임산부나 영유아, 고령자를 등을 동반한 사람도 주차할 수 있다. 성별과 관계없이 임산부, 고령자, 영유아를 동반했다면 남성이라도 주차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여성우선주차장은 서울시에서 역사 속으로 사라질 예정이다.
여성우선주차장은 본래 취지와 달리 남녀 갈등을 유발하고 해외 언론에게 비웃음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미국 ABC 방송국 등 해외 언론은 여성주차장을 만드는 정책이 오히려 성차별적이라며, 분홍색 주차선과 더 큰 주차공간을 비웃었다.
서울시도 지하주차장 내 폐쇄회로(CC)TV 확대 등 안전성이 개선됐고, 여성우선주차장 관련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등 존재 의미가 줄었다고 판단해 개선에 나섰다.
서울시는 오는 3월부터 시내 공영주차장과 각 구청, 산하기관 등 단계적으로 여성우선주차장 표시를 가족배려주차장으로 전환한다.
현재 서울 시내 공영주차장 129곳·1만 6640면 가운데 69곳·1988면이 여성우선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민간 영역 역시 점차 자율적인 전환을 유도할 계획이다.
사진 출처=뉴스1, 연합뉴스, KBS NEWS, MBC, 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