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아들을 찾게 해달라고 날마다 기도했어요.”
“제 뿌리의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어 기뻐요.”
네 살 때 실종돼 독일로 입양됐던 남성이 42년 만에 어머니와 극적으로 상봉했다.
경찰청은 42년 전 실종돼 독일로 입양된 A씨(46)와 친모 B씨(67) 등 가족이 16일 상봉했다고 밝혔다.
이번 상봉은 2020년부터 경찰청이 외교부, 아동권리보장원과 함께 운영 중인 ‘해외 한인 입양인 가족 찾기’ 제도를 통해 이뤄졌다. 14개국 34개 재외공관에서 입양인의 유전자를 채취·분석해 한국의 가족과 친자관계를 확인하는 제도로 이번이 세 번째 상봉 사례다.
A씨는 1981년 1월 수원버스터미널에서 실종됐다가 독일로 입양됐다. 이후 2009년 한국에 입국해 “가족을 찾고 싶다”며 수원서부경찰서를 방문, 유전자 채취에 응했으나 일치하는 사람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B씨가 지난해 6월 “헤어진 아들을 찾고 싶다”며 유전자 검사를 했고 한 달 뒤 두 사람의 유전자에 친자관계 가능성이 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이 나왔다.
정확한 확인을 위해 A씨는 지난해 11월 주독대사관에서 유전자 채취를 다시 받았고 감정 결과 A씨가 B씨의 친자임이 올해 1월 최종 확인됐다.
A씨는 이날 입국해 친모 B씨가 운영하는 경기 여주 식당에서 어머니, 친형(48)과 42년 만에 대면했다.
A씨는 “친가족과 재회한 것은 큰 축복”이라며 “제 과거와 뿌리의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B씨는 “아들을 찾게 해달라고 날마다 기도했는데 유전자 등록 덕분에 찾을 수 있었다”며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경찰은 장기실종아동을 발견하기 위해 유전자 검사 고도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장기실종자 발견은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이라며 “이번 상봉이 더 많은 실종아동을 찾는 기폭제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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