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전용 역도 대회에 턱수염과 콧수염을 무성하게 기른 남자 선수가 출전해 대회 신기록을 세워버리는 일이 발생해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해당 남성은 누가 봐도 남자의 모습이었지만, 스스로 ‘여성’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에 출전이 가능했다고 한다.
지난달 30일 뉴욕포스트, 데일리 메일 등 해외 매체는 지난 28일 개최된 비공식 파워리프팅 대회 ‘Heroes Classic’에서 새로운 기록을 세운 아비 실버버그(Avi Silverberg)에 대한 내용을 보도했다.
아비 실버버그는 28일 167kg에 달하는 벤치 프레스를 성공시키며 기존 124kg을 들어 올린 지난 대회 우승자 앤 안드레스(Anne Andres)의 기록을 경신했다.
문제는 이 대회가 여성 전용 대회였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출전자와 우승자 모두 여성이었는데, 턱수염을 무성하게 기른 남자인 아비 실버버그는 어떻게 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을까.
그것은 바로 캐나다 역도 연맹이 “성별을 결정하는 것은 성 정체성과 젠더 표현에 달렸다”라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또한 캐나다 역도 연맹은 운동과 관련되지 않은 개인 정보는 공개할 필요가 없으며, 여성이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호르몬 요법이나 수술 받았는지 여부를 요청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완전히 신체적으로 남성이라고 해도 스스로 여성이라고 생각하면 여성으로 대회에 출전 가능한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실제로 아비가 등장하기 전 우승자이자 가장 좋은 기록을 내던 선수인 앤 안드레스 역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 전환을 한 트랜스젠더로, 지난 4년 동안 여자 부문에 참가한 9개 대회 중 8개 대회에서 우승을 거뒀다.
이에 사실, 남성인 아비 실버버그는 캐나다 역도 연맹의 황당한 규정과 앤 안드레스의 우승 행보를 비꼬기 위해 스스로 여자라고 주장하고 대회에 참가한 것이라는 후문이다.
여성 스포츠 독립 위원회(ICONS·Independent Council on Women’s Sports)는 남성과 여성의 완전한 신체적 차이를 무시할 수는 없으며, 아비 실버버그의 이번 대회 출전이 완벽히 이를 반영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지난 우승자이자 트랜스젠더인 앤 안드레스는 자신의 기록을 깨버린 아비 실버버그에 대해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자신은 아비와 달리 완전히 수술한 생물학적 여성임을 강조하는 영상을 발표하기도 했다.
여성들의 역도 운동과 파워리프팅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위 영상을 참고하자.
김필환 에디터 ⓒ지식의 정석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출처=트위터 ICONS Women, 유튜브 Sport Heroes, 온라인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