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푸틴 대통령에 불만을 품고 쿠데타 반란을 일으킨 바그너 그룹과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쿠데타 하루 만에 쿠데타 실행을 전면 취소한 후 실종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전날 프리고진은 텔레그램을 통해 모스크바로 진격하고 있던 병력을 돌렸다며, 자신은 벨라루스로 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고진이 실제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철수하는 듯한 장면도 포착됐다. 영상을 보면 그는 대형 승합차에 탑승한 채 일부 주민들의 환호 속에서 도시를 떠난다.
그러나 그가 벨라루스로 향한 지 만 14시간이 지난 25일 오후 1시(한국시간 오후 7시)까지 그가 망명지 벨라루스에 도착했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이에 관해 CNN은 벨라루스 정부 관계자에 프리고진 도착 여부를 묻자 “확인해줄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프리고진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암살’을 당할 위험에 놓여있다고 보고 있다.
전 CNN 모스크바 보도 국장이자 러시아 문제 전문가인 질 더거티는 “푸틴은 배신자들을 용서하지 않는다”며 “푸틴이 프리고진의 벨라루스행을 지시했지만, 그(프리고진)는 여전히 배신자다. 벨라루스에서 암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도 벨라루스로 망명한다고 프리고진의 목숨이 안전하지 않다고 논평하면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내에서도 배후에 있는 배신자들을 찾아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굴욕 이후 러시아 내부에 대대적인 숙청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반란에 가담한 바그너그룹 용병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프리고진의 벨라루스행 발표 당시, 바그너 용병에 대해서는 반란에 동조했더라도 기소하지 않고 반란에 가담하지 않은 용병은 국방부와 계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이와 관련한 크렘린궁의 발표 내용에 허점이 다수 있다고 했다.
ISW는 반란에 동조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 지와 반란에 동조한 용병을 사면 조치한다는 것 외에는 다른 조치가 명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러시아 국방부가 바그너그룹의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김주영 에디터 ⓒ지식의 정석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