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KBS에 보도된 서울 성동 경찰서 금호파출소장의 여경 접대 강요 사건과 관련하여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월, 파출소장은 초등학생 딸까지 있는 박인아 경위를 지역 유지인 80대 노인과의 식사 자리에 억지로 불러낸 것으로 밝혀졌다.
박인아 경위는 처음엔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해당 식사 자리에 나갔다고 한다. 그 뒤 파출소장은 함께 사진까지 찍을 것을 권유했고, A씨는 지역 유지와 사진까지 찍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 뒤에도 소장은 박인아 경위에게 ‘회장님이 부르시니 좀 다녀와라’, ‘나랑 실내 암벽 등반장에 가자’ 같은 이상한 지시를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참다 못한 박인아 경위는 지난 5월 병가를 내고 감사실에 조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파출소장은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고 구두 경고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근무 시간에 사적인 자리에 박인아 경위를 불러낸 것은 부적절했으나, 이것이 갑질이나 강요로는 볼 수 없다는 점 때문이다.
그러면서 오히려 박인아 경위는 감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파출소장이 다른 경찰들에게 박 경위에 대한 불리한 증언을 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도 밝혀졌다. 박 경위의 조사 요청에도 경찰은 해당 파출소장을 분리조치 시키지 않았고, 두 달이 지나서야 다른 곳으로 발령 받았다고 박인아 경위는 밝혔다.
심지어 경찰 내부에서는 박인아 경위에게 ‘상관을 물 먹이면 너만 오히려 손해다. 더 이상 사건을 확대하지 않으면 경징계에 그치게 해주겠다’는 식의 회유를 한 것으로도 알려져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사건이 커지자 경찰 내부에서 만만치 않은 압력이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박인아 경위는 결국 본인의 실명을 드러내고 언론과 인터뷰에 나섰다.
13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 나선 박인아 경위는 “두렵고 무섭지만 마지막 희망이라고 생각하고 실명 인터뷰에 응했다”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박인아 경위는 “이번 일로 인해 가정이 무너졌고, 죽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면서 현재는 원래 근무지였던 금호파출소를 떠나 성동경찰서에서 일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하지만 파출소장과 같은 관내에서 일을 하고 있는터라 언제든지 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도 설명했다.
인터뷰 말미에 박인아 경위는 “저의 이런 노력으로 사회가 변하고 경찰 조직이 변하게 될 수 있다면 딸한테 떳떳한 엄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한 번 열심히 대응해 볼 생각이다”라면서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신정훈 에디터 ⓒ지식의 정석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사진 = 유튜브 ‘KBS NEWS, MBC 라디오 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