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해발 5000m 고지대에 위치한 루프쿤드 호수는 세계에서 가장 기이한 장소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얼핏 보면 평범한 빙하 호수처럼 보이지만, 이 호수는 ‘해골 호수’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 호수 바닥에는 무려 500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해골이 가득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 호수는 연중 대부분 얼어 있지만, 짧은 여름 동안 빙하가 녹으면서 바닥에 가득한 해골과 뼈들이 드러난다. 1940년대에 처음으로 이 현상이 발견되었으며, 이후 연구자들은 이 해골들이 수백 년에서 천 년 이상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루프쿤드 호수에 해골들이 모여 있는 이유에 대한 여러 가설이 제기되었다. 일부 연구자들은 850년 전 한 무리의 순례자들이 갑작스러운 우박 폭풍을 맞아 사망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들은 대형 우박에 머리를 맞고 즉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해골들의 연대가 제각각 다르고, 1700년대까지의 것으로 측정된 뼈도 있어 단순한 순례자 사고가 아니라는 새로운 의문을 낳고 있다.
특히, 해골들의 DNA 분석 결과 인도뿐만 아니라 유럽, 심지어 동남아시아에서 온 사람들의 유해도 섞여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한 사건이 아니라 수세기 동안 여러 무리가 이곳에서 사망했음을 시사한다. 게다가 시신들의 배치가 무작위적이지 않고 일정한 패턴을 띠고 있어, 어떤 의식적인 행위가 개입되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루프쿤드 호수는 과학적 미스터리뿐만 아니라 현지 전설과도 연결되어 있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옛 왕과 그의 수행원들이 신의 저주를 받아 몰살당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러한 전설과 학문적 연구가 얽히면서 이곳은 탐험가들과 연구자들의 관심을 끄는 신비로운 장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 호수의 기원과 해골들의 정체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진행 중이며, 앞으로 더 많은 비밀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