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끔 길을 걷다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을 마주한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그냥 지나치지만, 어떤 사람은 자신의 작은 물건이라도 내어주며 도움을 건넨다. 이 이야기는 한 네티즌이 자신의 가방에서 지퍼백과 생수를 꺼내어 위기에 처한 사람을 도왔던 경험담이다.
한때 하남으로 향하던 지하철역에서 한 여성이 얼굴을 벤치에 묻고 앉아있는 모습을 본 글쓴이. 단번에 상태가 좋지 않음을 직감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그녀가 구역질을 하기 직전이었다는 것. 글쓴이는 주저 없이 가방 속 안주머니를 뒤져 대용량 지퍼백을 꺼내 건넸다. 결과적으로 그 여성은 지퍼백에 토할 수 있었고,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구토 후에도 여성은 몹시 힘들어 보였고, 글쓴이는 가방에서 미니 생수를 꺼내 건넸다. 그리고 혹시 몰라 비닐봉지까지 내주며 혹시나 부족할 상황에 대비했다. 이후 상황이 정리되자 여성은 별다른 감사 인사 없이 자리를 떠났지만, 글쓴이는 “하여간 잘 챙겨 가지고 다니니까 다른 사람한테도 도움이 되고 좋았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후 커뮤니티에서 이 사연을 접한 사람들은 “그 사람은 평생 글쓴이를 기억할 것”이라며 감동을 표했다. “이제 지하철 탈 때마다 그 순간을 떠올릴 것 같다”는 댓글도 이어졌다. 하지만 일부는 “꺼냈던 비상약을 다시 가방에 넣었다는 부분에서 찐광기(진심으로 광기가 느껴지는 행동)라고 생각했다”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깨닫는 것은, 보부상 같은 습관이 때때로 예상치 못한 순간에 타인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이다. 평소 자잘한 물건을 챙기는 습관이 남들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위급한 순간에는 그야말로 ‘생명의 짐’이 될 수 있다. 글쓴이가 건넨 지퍼백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고, 그 덕분에 새로운 교훈을 얻었다.
보부상의 정신이란 결국,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것을 꺼내어 남을 도울 수 있는 준비성이 아닐까? 다음번에 가방 속을 정리할 때, 한 번쯤은 ‘이 물건이 누군가에게 필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