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선임이 그래도 잘살고 있으면 좋겠다

2025년 3월 27일   admin_pok 에디터

“씨X발 선임이 맞다… 하지만 나를 살린 것도 그였다”

‘악마 선임’으로 불렸던 그가 내 인생 가장 감사한 사람이 된 이유

군 생활 중 누구나 한 번쯤은 겪게 되는 선임과의 갈등, 그중에서도 특히 악명 높은 선임과의 관계는 수많은 일화를 낳는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이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시작은 ‘진짜 개쌍악 선임’이었지만, 끝은 예상치 못한 감동으로 마무리된다.

어느 날, 군 복무 중 삼촌과의 통화로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한 한 병사. 삼촌은 걱정 말고 휴가도 쓰지 말라고 하지만, 머릿속은 이미 하얘진 상태였다. 그렇게 야간 초소 근무에 들어간 그는 그날따라 더 예민한 선임에게 걸린다. “야 너 뭔 일 있냐?” 묻는 말에 당황해 얼버무리는 사이, 선임은 “씨X 뭐냐, 여친이랑 헤어졌냐?”며 몰아붙인다.

하지만 상황을 설명하자 선임은 갑자기 돌변한다. “남은 시간 조용히 근무해라. 근무 끝나고 당직사관한테 말해줄 테니까 총 놓고 기다려.” 그렇게 그는 선임의 안내에 따라 사관실로 이동하고, 해당 부대 간부까지 나서 병원 사정을 확인하며 그 자리에서 청원휴가가 만들어진다. 원래라면 2박 3일도 힘든 휴가였지만, 선임의 빠른 대처와 간부와의 연결로 인해 바로 다음 날 새벽부터 휴가가 발령되었고, 병원으로 향하는 길까지도 선임이 직접 차량을 배치해 배웅한다.

이른 새벽, 터미널에서 경례를 붙이는 선임과 간부의 뒷모습은 평생 잊히지 않을 감동의 한 장면이었다. 어머니의 수술은 다행히도 성공적이었고, 복귀 후 그는 선임이 말보로 담배를 핀다는 걸 기억해 두 갑을 사다 전해준다. 선임은 그 담배를 받고선 마치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고.

지금은 선임과 연락이 끊겼지만, 병사의 가슴엔 아직도 그날의 따뜻한 기억이 남아 있다. “씨X 악마 선임도 결국 사람이다”는 말이 그냥 밈이 아니게 된 순간이었다. 많은 네티즌은 이에 대해 “사나이들의 정에 눈물이 난다”, “군대는 진짜 소문 하나는 미친 듯이 빠르다”, “라인이 있어야 움직이는 것도 현실”이라며 공감의 댓글을 쏟아냈다.

악마처럼 굴던 그 선임. 하지만 결정적 순간에 누구보다 따뜻하게 손을 내민 그. 우리 인생에도 그렇게 예기치 않게 빛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이 이야기는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