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남이 번호 물어본 이유? 알고 보니 강아지 때문이었다고?!
부제목:
공원 산책 중 갑작스러운 로맨스… 알고 보니 반전의 반전! “저 혹시 강아지…”
본문:
며칠 전 있었던 일을 써보려 한다. 나는 올해 21살, 진짜 그냥 평범한 여자다. 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10명 중 8명은 나랑 비슷한 얼굴이고, 스타일도 비슷한 정도? 아무튼 정말 평범하다.
그런 내가 키우는 강아지가 한 마리 있다. 이름은 ‘랑이’인데, 이름 센스가 참… 호랑이의 ‘랑’에서 따온 듯하다. 이 녀석은 하루 두 번 산책을 안 하면 집안에서 괜히 시무룩해져서, 방학한 김에 자주 데리고 나가고 있었다. 며칠 전에도 랑이를 데리고 동네 공원에 갔다. 동네니까 대충 머리를 질끈 묶고, 무릎 다 튿어진 트레이닝복에 과티를 입은 상태였다. 거울도 안 보고 그냥 나왔다.
공원을 한 바퀴 돌고 있는데, 누가 갑자기 내 어깨를 툭 치는 거다. 돌아보니 진짜 숨이 멎을 정도로 잘생긴 훈남이 서 있었다. 순간 ‘오, 눈부셔’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그 훈남이 말없이 핸드폰을 쑥 내밀더니 하는 말이…
“핸드폰 번호 좀 알려주시면 안 될까요?”
아니 이게 무슨 황재야ㅋㅋㅋㅋㅋ 진짜 놀라서, 당황한 나머지 어버버하다가 그냥 번호를 눌렀다. 순간 연기 모드 돌입. “아… 저기… 제 폰 번호요?” 하면서 머쓱한 미소 지으면서 폰에 번호를 꾹꾹 입력. 여러 번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이건 무조건 된 거야, 싶었다. 집에 오자마자 너무 좋아서 공중 발차기까지 하고, 비빔밥 비벼 먹으며 광대 승천하고 있는데… 밤 11시 넘어서 문자가 도착했다.
[안녕하세요 ㅎㅎ 아까 00공원에서 번호 받았던 사람인데요]
보자마자 바로 답장하려다가, 10분 동안 심사숙고해서 전송했다.
[아 네 ^^]
근데 훈남이 바로 하는 말이…
[저기 근데, 아까 데리고 나오셨던 강아지가 암컷인가요?]
진짜 뭐지 이 갑작스러운 질문은ㅋㅋㅋㅋㅋㅋ ‘내 강아지한테도 관심을 주는 귀여운 자식… 큐트한 자식…’ 속으로 온갖 설렘을 품은 찰나, 나는 말했다.
[아니요 수컷이에요~]
그러자 돌아온 답장.
[다행이네요!]
…이게 뭔가 했더니 마지막 문장에서 빵 터졌다.
[사실 제가 번호 딴 건, 제가 키우는 애랑 교배 시키고 싶어서요]
애랑 교배 시키고 싶어서요
애랑 교배 시키고 싶어서요
애랑 교배 시키고 싶어서요
(무한 반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랑 교배하고 싶은 게 아니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도 그 일 생각하면, 그날 먹었던 비빔밥이 다시 올라올 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