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많은사람들을 구해냈던 물고기

2025년 3월 28일   admin_pok 에디터

“세상을 구한 생선, 청어의 역습” – 과메기부터 셀로드카까지, 전 세계가 사랑한 이유

값싸고 많았던 생선이 왜 ‘고급 생선’이 되었을까? 인류의 밥상을 지켜온 청어의 화려한 재조명

청어는 그저 흔한 생선 중 하나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이 작고 파란 생선은 인류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웅이었다. “청어 덕분에 굶지 않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 작고 소박한 생선은 세계 각지에서 엄청난 생존 기여를 해왔다.

한국에서는 흔히 고등어나 꽁치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과거엔 청어가 훨씬 더 많이 소비되었다. 대표적인 청어 요리로는 ‘과메기’가 있다. 원래는 청어로 만들었지만, 어획량이 줄고 꽁치가 대체되면서 현재는 꽁치 과메기가 대세가 되었다. 그만큼 과거 청어는 흔하고 저렴한 생선이었다.

청어가 이토록 사랑받았던 이유는 단순히 맛 때문만이 아니었다. 청어는 무리를 지어 다니는 습성이 있어 그물만 던지면 떼로 잡혔고, 개체 수 또한 엄청났다. 맛도 좋아서 많은 나라에서 식량난을 버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네덜란드의 국민 생선 ‘하링’은 청어를 절인 후 양파와 피클을 곁들여 먹는 방식이다. 한 입에 쏙 넣는 이 간편한 방식은 세계적인 청어 요리로 꼽힌다. 교토의 미카키니싱(三嶽鰊)도 대표적인 청어 요리로, 따뜻한 소바 위에 청어 구이를 얹은 형태로 비릴 것 같지만 의외로 깊은 맛을 낸다.

청어는 내장부터 알까지 버릴 것이 없었다. 강원도에선 청어알젓이 별미였고, 일본은 말린 청어알을 ‘카즈노코’라 부르며 고급 음식으로 칠했으며, 러시아 역시 ‘뻬드 슈보이’라는 화려한 청어 샐러드를 만들어 먹었다.

청어가 이렇게 귀한 생선으로 변한 이유는 ‘감소한 어획량’ 때문이다. 60년대 이후 한국에서도 청어는 점점 자취를 감췄다가 최근 들어 서서히 돌아오는 중이다. 어장 변화, 환경 문제 등으로 청어가 잘 잡히지 않게 된 지금, 예전처럼 흔한 생선이 아닌 ‘찾아보기 힘든’ 생선이 된 것이다.

“한국은 고등어, 일본은 고등어, 유럽은 청어”라는 말처럼, 청어는 바다를 끼고 사는 수많은 나라에서 사랑받은 국민 생선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 존재감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