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악보 중에서 곡이 완성된 것으로는 가장 오래된 음악이 새겨진 세이킬로스의 비문.
이 비문은 1833년 터키 에페소스 근교의 아이딘 지방에서 철도 공사 중 발굴된 원통형 비석에 음각된 문장이다.
기원전 200년에서 서기 100년 경에 작곡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악보는 작곡가는 누구인지 알 수 없으나, 비문에 ‘세이킬로스’라는 사람의 이름이 적혀있어서 그가 악보의 실제 작곡자로 추정하고 있다.
비문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져 있다.
Εἰκὼν ἡ λίθος εἰμί. Τίθησί με Σείκιλος ἔνθα μνήμης ἀθανάτου σῆμα πολυχρόνιον
나는 묘비요, 우상이다. 세이킬로스가 죽지 않는 기억됨의 상징으로서 나를 이곳에 세웠다.
가사의 내용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세이킬로스가 죽은 아내를 추모하기 위한 내용이거나, 그리스 신화의 신을 찬양하는 노래라는 해석이 대체로 많다.
이 악보를 옮겨서 다시 잘 정리해보니 이렇고,
해독을 거쳐 현대의 오선지 음표로 재현하면 위와 같다.
해석을 하지면,
살아있는 동안 빛나라,
결코 그대 슬퍼하지 말라.
인생은 찰나와도 같으며,
시간은 마지막을 청할 테니.
이런 내용이다.
당시 고대 그리스는 신들에 대한 찬양가나 희곡의 노래 등 다양한 음악들이 사용되었고, 그리스 문자를 이용한 기보법이 기원전 3~4세기에 개발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전문적인 작곡가나 연주가들이 아닌 이상에는 이 체계를 익히기보다는 단순히 ‘귀로 듣고 곡을 익히는 것’에 의지하였기에 이런 악보가 남아 있는 경우는 몹시 드문 케이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