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한국의 캐치미이프유캔’이라는 다소 과한 별명을 얻게된 남자의 이야기다.
충남 아산시에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나 중학교 졸업후 상경해 공장에 다니면서 고학을 한 남자.
그는 바로 대한민국의 금융 사업가로 알려진 사기꾼, 김찬경이다.
1981년 제대한 후, 중졸의 학력으로 서울법대생을 사칭하면서 수업도 듣고 동아리활동을 했다.
무척 성실하고 열심히 과 활동을 도와서 좋은 이미지에 과대표까지 맡았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수도 속여서 1984년에 결혼식에는 서울대 법대 교수가 주례를 서기도 했다.
놀랍게도 졸업사진까지 찍었으나, 이 과정에서 졸업앨범에 들어가는 주소를 안 적어 냈는데, 학과 사무실이 이를 대신 기입해주려다가 학적부 명부에 없어서 가짜 학생라는게 밝혀졌다.
이는 당시 각종 언론으로 부터 ‘서울법대생 사칭사건’이란 이름으로 보도돼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런 학력 사기행각을 벌였음에도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으로 처벌받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의 사기 행각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재밌다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으나 그는 그렇게 개망신을 당하고도 서울법대 동문회에는 계속 참석했다.
뿐만 아니라 그의 결혼 역시 사기로 점철된다. 거짓신분으로 이화여대 출신 병원장 이사장 딸과 결혼을 했다.
신부는 동기(라고 볼 수 없으나) 서울법대생이 소개해 준 사촌동생이었다고 한다.
이후 울며 겨자먹는 처가집에서 돈을 빌려 사업 여러개를 했으나 실패했고, 마침내 채석장 사업을 벌여 겨우 성공한다. 이돈을 바탕으로 서울 테헤란로 일대에 빌딩을 사서 수백억대의 자산가가 되었으나, IMF 때 파산하고 만다. 이후 금융업에 눈을 돌려IMF 때 망한 상호신용금고를 헐값에 사들여 금융업에 진출한다.
이런 사기꾼이 금융계 인사를 자처했으니, 이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셈. 이런 사기전과가 있는 자가 금융기관을 맡게 되었으니 어떻게 될지는 뻔한 일이었다.
이후 제3자를 내세워 자신이 소유한 미래저축은행으로부터 1500억원 정도의 불법 대출을 결정하고, 충남에 골프장 겸 온천 리조트를 만들어 차명으로 소유하고 있었다. 이 리조트의 시가는 2000억원대에 이르렀다.
그러나 전문적인 금융계 인사가 아닌 사기꾼이 경영을 제대로 할 수 없었는지, 미래저축은행은 부실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을 이유로 예금주들에게 고소 당했다.
이렇게 명백한 사기뿐만 아니라 부실경영으로 저축은행들은 결국 2012년 5월 퇴출대상에 올렸고, 이렇게 경영을 개판으로 했을뿐만 아니라 사기로 고객돈을 빼돌린 대출은행 경영진들은 법적처벌을 받게 되었다.
결국 출국금지가 떨어지고,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되자 회사 돈 200억을 빼돌려 경기도 화성에서 밀항까지 시도했으나체포되었다.
체포된 후 필리핀에 카지노를 짓는다는 명목으로 270억원을 횡령한 것과 회장 자신이 신용 불량자라는 것이 추가로 드러나기도 했고, 비자금 56억원을 차떼기로 빼돌리다 차량절도단에 의해 도난당해 충남 아산경찰소에 다른 사람 명의로 액수를 대폭 줄여 도난신고를 넣는 대범함을 보였다.
2014년 대법원에서 징역 8년이 확정, 현재까지도 복역 중이다.
복역 중에 내연녀의 자살 소식을 듣고 본인도 복역 중에 자살 시도를 했으나 2건의 혐의가 추가되어 2020년까지인 복역기간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