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 사기 레전드, 리니지 ‘생명의 검’ 사건

2017년 August 14일   admin_pok 에디터

2001년 8월 31일 한 리니지 유저가 사고를 당해 긴급 수혈을 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

Rh-O형이라는 희귀 혈액형을 가진 사람의 수혈이 필요했는데, 이 소식을 들은 리니지 유저들은 채팅창에 Rh-O형 혈액이 필요하다는 문구를 올리기 시작했고, 이에 Rh-O형 혈액을 가진 조우 서버의 한 유저가 선뜻 나서 다행히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이에 엔씨소프트에는 혈액을 제공한 유저에게 리니지 1년 무료 이용권과 감사패, 그리고 전체 서버에서 단 한 자루뿐인 ‘생명의 검’을 만들어 증정했다.

시간이 지나고 생명의 검을 받은 유저는 친구와 친구의 아버지에게 4,000만 아덴에 검을 판매했고, 생명의 검을 보유한 부자는 약 2010년까지 게임을 즐기다 아버지의 건강 상의 이유로 리니지를 접게 되었다.

그렇게 리니지 내의 유일한 아이템 ‘생명의 검’은 그들 부자의 아이템 창에 잠들고 있었는데,

2015년 12월 16일 엔씨소프트는 ‘빈티지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오래된 아이템들을 리메이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때 당시 생명의 검을 포함한 포르세의 검, 드래곤 슬레이어 등 10여 종의 아이템이 리메이크되면서 생명의 검은 ‘생명의 단검’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능력치 등이 엄청나게 상향됐고, 그에 따른 아이템 시세도 함께 올라갔다.

이 소식은 뉴스를 통해서도 공개돼 생명의 검 소유자인 ‘앤드오브조우’라는 유저는 1월쯤 이 소식을 접하고 게임에 접속해 확인했다.

오랜만에 접속한 아이디에는 수많은 쪽지가 와있었고, 쪽지의 내용은 모두 ‘생명의 단검을 구매하고 싶다’는 사람들이었다.

앤드오브조우는 더 이상 리니지를 할 마음이 없었기에 아버지와 상의 후 판매하기로 결정 했다.

당시 판매하기로 한 금액은 현금으로 4,500만 원이었다고.

앤드오브조우는 구매자와 접촉을 시도했으나 여러 사정으로 인해 전화를 통해 거래하기로 했다.

앤드오브조우는 먼저 전화로 돈을 받을 계좌번호를 전달하면서, ‘본인 통장은 모두 아내가 갖고 있어 친구의 계좌번호로 입금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구매자는 흔쾌히 수용했고, 몇 분 뒤 구매자는 앤드오브조우에게 돈을 입금하였으니 확인해 볼것을 요청했다.

옆에 함께 있던 친구의 휴대전화에는 돈이 입금되었다는 문자가 와있었고, 친구는 앤드오브조우에게 돈이 들어왔다고 말해줬다.

이를 확인한 앤드오브조우는 구매자에게 생명의 단검을 전달했다.

그렇게 거래는 무사히 끝난 줄 알았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 했다. 친구가 은행 어플에 접속해 계좌이체를 하려 했으나 문자로 와있던 ‘입금 내역’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것이었다.

이는 구매자의 문자메세지 사기였다. 앤드오브조우는 당황하며 엔씨소프트에 신고했지만

‘신고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답변만 전달받았고, 결국 그는 사이버수사대에 수사 의뢰를 했다.

수사 결과 경찰 측에서는 ‘구매자가 외국인 명의의 선불폰으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답변을 남겼다.

그렇게 없어진 생명의 단검이 어느 날 갑자기 리니지를 주제로 방송하는 인터넷 방송 ‘BJ훅XX’라는 사람을 통해 등장했다.

당연히 사람들은 ‘BJ훅XX’을 사기꾼이라고 의심하면서 논란이 되었고 여론이 안 좋아지자 해당 BJ는 자신이 누구에게 구매했는지를 밝혔는데

판매자는 바로 ‘BJ불XX’이었다. ‘BJ훅XX’는 ‘BJ불XX’에게 3 천만 원에 구매했다고 밝혔다.

비난의 화살은 ‘BJ불XX’으로 옮겨갔고, ‘BJ불XX’는 해당 아이템이 사기 아이템인 줄 몰랐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얼마 후 수사기관이 엔씨소프트에서 받은 생명의 단검 이력 조회결과 사기당한 아이템과 같은 아이템으로 밝혀졌다.

더는 몰랐다는 주장을 하기 어려워진 BJ불XX는 자신이 사기 아이템을 BJ훅XX에게 중개한 책임을 지고 원래 소유자에게 보상하기로 했다.

처음 이 생명의 단검이 사기 아이템인 줄 모르고 구매한 구매자는 거래과정에서 약 1,400만 원의 폭리를 취했는데, 이는 피해자에게 전달하기로 했고,

BJ 불XX는 중개 수수료 300만 원과 나머지 1,300만 원까지 책임을 져서 총 1,700만 원을 BJ 훅XX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BJ 훅XX은 원래 소유자였던 앤드오브조우에게 생명의 단검을 돌려줌으로써 이 사건은 끝이 났다.

이후 BJ 불XX는 추가 입장을 남겼는데, 경찰 수사에 따르면 총 6개의 계정을 통해 아이템이 옮겨지면서 세탁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또한 범인에 대한 정보가 대포 계정, 대포 폰이라서 잡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건의 범인은 여전히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