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수준이 발전했다는 증거, ‘그리드 핀’

2017년 August 28일   admin_pok 에디터

최근 북한이 ‘화성 12’ 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이를 통해 다수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크게 발전했다”는 평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1. 그리드핀

▲이번에 발사한 북한의 신형 미사일 화성12.

▲작년에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

많은 전문가들이 놀란 둘의 차이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그리드 핀’.

아래의 무수단의 경우는 아래 화염이 노출되는 부분을 보면 뭔가 펴져있는게 보이지만 위의 화성12의 경우는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이 “북한의 미사일 수준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바로 그리드 핀이라는 것이다.

2. 그리드핀은 무엇인가?

그리드핀은 일종의 날개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물론 ICBM에서의 날개라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양력 보다는 항력을 이용하는 물건이기는 하지만, 어찌 되었건 날개라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위의 공대공 미사일의 뒤에 달린 ‘와플 틀’ 같이 생긴게 바로 그리드핀이다.

그리드핀은 과거 냉전 시기에 처음 소련에 의해 발명되었다.

그 후 소련의 ICBM에 대대적으로 탑재 되었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소유즈와 같은 유인 발사체들에도 도입되었다.

미국도 유인우주선에 사용했으며, 현재에는 민간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진행시키고 있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프로그램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오른쪽에 1단 로켓 점화라는 그림을 보면 뭔가 작게 펼쳐진 것이 보이는데, 그것이 바로 그리드핀이다.

그리드핀은 착륙시에 비행체를 안정화 시키기 위해 넣는 장치다.

3. 그리드핀이 필요한 이유

그리드 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장 쉬운 것은 1차세계대전 당시에 날아다니던 복엽기 혹은 삼엽기들을 생각하면 쉽다.

과거에는 충분한 양력을 얻을 정도로 긴 날개를 만들 기술력도 없었고, 날개가 얇으면 얇을 수록 양력을 많이 받으며, 마찬가지로 항력(저항)도 적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현대의 비행기 날개의 항력

그러나 옛날 비행기들은 얇은 판때기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유체역학적으로 볼 때 모델의 스케일이 작을 때와 클 때의 문제가 달라진다.

작은 모델로 연구를 했을 때는 날개가 얇아도 문제가 없었으나 크기가 커지면서 이상한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각종 와류나 항력 따위 때문에 비행기가 제대로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

이 얇은 날개는 공기의 흐름에 따라서 날 때에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 날개가 그를 벗어나면 강한 항력(저항)을 받게 되고 이에 따라서 실속(속도의 감소)이 나타나면서 추력이 떨어진 비행기는 그대로 바닥에 추락하고 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비행기가 충분한 양력을 받으려면 날개가 그만큼 넓어야만 했다.

과거에도 충분한 양력을 얻을 수 있는 넓은 날개가 필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의 재련기술이나 공학 수준이 매우 부족했기 때문에 긴 날개는 공기의 저항을 이기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공학자들이 연구를 착수하게 되었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이 바로 “면적만 양력을 받을 정도가 되면 되는거 아닌가”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바로 복엽기였다.

마치 긴 나무막대와 짧은 나무막대가 있을 때 둘의 강도와 두깨가 같다면 긴 나무쪽이 부러뜨리기 쉬운 것 처럼,

즉 모멘트 문제였다는 것이다. (모멘트란 어떤 물체를 회전 시키려는 힘)

비행기 역시도 마찬가지.

날개가 길어지면 마주쳐 오는 공기의 저항 따위에 날개가 부러지고 말기 때문이다.

현재는 공학이 발전해 그 저항을 견딜 수 있는 날개를 만들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복엽기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드 핀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날개가 길어서 항력이 큰 것을 날개를 잘라서 조각조각 낸 다음 다시 와플 판 모양으로 갖다 붙이면 저런 느낌이 되는 것.

물론 저렇게 만들면 양력은 똑같고 면적만 좁아지는 마술 같은 상황은 당연히 벌어지지 않는다.

그리드핀은 이와 같이 핀을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데다가 차지하는 면적도 좁기 때문에 특히나 ICBM에서 자주 사용되게 되었다.

ICBM은 그 특성상 바로 사용 가능해야 했으며, 또한 이러한 ICBM들은 미사일을 보호하는 보호장치 속에 수납되어야 했는데 날개가 크면 불편하기 때문에 자주 사용된 것이다.

혹은 F22나 F117과 같이 포탄을 내부에 수납해야 하는 스텔스기들이 발사 할 때만 펴서 날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사용하기 좋은 물건인 탓도 있다.

4. 그리드핀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

앞서 화성 12에 그리드핀이 없는 것이 북한 미사일의 기술적 진보를 뜻한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처음 무수단이 공개되었을 때에는 그리드핀이 없었다. 그러나 막상 시험 발사하는 때에는 나타난 것이다.

이는 발사시의 자세제어가 되지 않는 다는 뜻이다.

그러다보니 이후에는 무수단에 그리드핀이 달리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미사일은 항력이 적을수록 좋은데, 그리드핀은 항력을 발생시키는 문제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하부 미사일에 항력을 늘려 무게중심을 잡고 미사일이 바르게 날아갈 수 있도록 해야만 했던 것.

다르게 말하면 북한 미사일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말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아직도 러시아에서는 탄도미사일에 이러한 그리드핀을 다는 미사일들이 꽤나 많이 남아있는 상황이고 그 탄도미사일들이 기술력이 떨어진다고 해서 무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북한이 결국은 제대로 된 미사일 조정장치를 개발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그동안의 기술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온 것이다.

그러나.

화성-12에는 그리드핀이 없다. 발사 시험에도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