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하지 못한 핵 실험 결과를 만들어낸 기상 현상

2017년 9월 15일   admin_pok 에디터

1955년, 소련은 카자흐스탄 북동부의 미사일 실험장에서 RDS-37로 명명된 한 폭탄의 실험을 했다.

비록 이 폭탄의 파괴력은 실험을 위해 약화된 상태였지만, 흔치 않은 기상 현상 때문에 예상치 못하게 폭발력이 파괴적인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세미팔라틴스크 실험장은 정상적인 조건에서라면 구 소련의 새로운 원자폭탄, RDS-37을 실험하기 위한 안전한 장소였다.

공중에서 투하될 이 폭탄의위력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연구자들은 이 원자폭탄의 파괴력을 3 메가톤(TNT 3백만개와 맞먹는 위력)에서 1.45 메가톤으로 감소시켰다.

가장 가까운 관측소는 36마일(약 58km) 떨어진 곳이었다. 가장 가까운 마을은 이보다 멀리 있었다. 당연히 그 누구도 자기 집 뒷마당에서 핵 실험이 벌어지는 것을 바라지는 않겠지만, 계획만 어긋나지 않는다면 이 실험으로 당장 피해를 볼 사람은 없어보였다.

11월 22일, 실험 당일, 이상 기후가 포착된다. 기상학에서 “역전층”으로 불리는 현상이었다.

보통 화염이나 지질 방사능으로 인해 발생한 뜨거운 공기는 윗 부분의 찬 공기를 통해서 위로 올라가고 대기의 상층부에 도달해서 흩어진다.

가끔은 대기압의 불안정이나 다른 곳에서 유입된 뜨거운 공기에 의해서 이 뜨거운 공기 층이 지상의 찬 공기층과 대기 상층부의 찬 공기층 사이에 끼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뜨거운 공기가 굴뚝에서 위로 올라갈 때 이 따뜻한 공기층에 닿게 되면 상승을 멈춘다. 이 뜨거운 공기층 덮개는 평야나 도시 위에 돔처럼 형성이 되어서 가스와 열을 가둔다. 과거 발생한 치명적인 스모그 현상은 이 공기층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역전층이 형성된 동안에는 농약을 뿌리는 것도 지양해야 하는데, 대기 위로 상승하는 독성 물질이 이 층에 부딪쳐서 다시 지상으로 튕겨 내려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가스와 독성 입자만이 다시 반사되어서 내려오는 것은 아니다.

몇몇 사람들은 역전층 현상 동안 이상한 소음이 들린다고 신고했는데, 이는 먼 곳의 기차, 자동차, 심지어는 대화 소리의 파동이 역전층에 반사되어서 다시 돌아오기 때문이다.

1955년, RDS-37의 충격파 역시 이와 같은 현상을 겪었다. 비록 폭탄의 모든 폭발력이 역전층에 반사된 것은 아니지만 대기 밖으로 배출되었어야 할 상당량의 에너지가 지상으로 다시 반사되었다.

36마일(약 58km)밖의 관측대의 기둥이 파괴되고 시설물이 무너져내리게 된다. 가까운 마을에서는 가정집의 유리창이 깨지고 한 건물은 폭발했다.

세 명만 죽었지만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 실험으로 얻은 것이라고는 살상 무기의 실험을 진행할 때는 실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교훈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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