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이 될 때까지 까치발로 걷는 등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웠던 A양(1997년생)의 부모는 2001년 대구의 한 대학병원을 찾는다.
A양의 부모는 단순히 경미한 보행장애 정도로 생각했는데, 병원 진단 결과는 뇌성마비였다.
수차례 입원을 했지만 뇌병변 장애 1급 판정까지 받은 A양은 그렇게 10여 년간 누워지내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2012년. A양은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던 중 물리치료사가 “뇌병변이 아닌 것 같다”는 의문을 제기했고, 병원 의료진이 과거 대구의 대학병원에서 촬영한 MRI 사진을 본 후 ‘도파반응성 근육긴장이상’이라는 진단을 내린다.
‘세가와병’으로 알려진 이 병증은 주로 소아 연령에서 나타나는데, 신경전달 물질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 이상으로 도파민 생성이 감소해 발생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다리가 꼬이면서 점차 걷질 못하게 되며, 신체 근육에 경직 현상이 심해지면서 마비증상이 온다.
특히 세가와병은 뇌성마비나 파키슨병 증상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한 신경과 교수는 “세가와병은 미진한 희귀질환으로 불릴 정도로 환자 사례가 거의 없다”면서 “최소 5년에서 최대 40년 까지 이 질환 자체를 판정받지 못했던 환자 사례들이 기존 연구에서 보고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가와병은 소량 도파민 약물로 장기적인 합병증 없이 치료할 수 있는 질환으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한데, 10여 년이 지나 뇌성마비가 아닌 세가와병이라 알게 된 A양은 세가와병 처방 약을 먹고 일주일 만에 스스로 걷게 됐다.
한편 올해 만 20세인 A양과 A양 아버지는 지난 2015년 뇌성마비로 진단한 대학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2년여 동안 법정공방을 벌였고, 의료 관련 전담 재판부인 대구지법 민사11부는 A양의 가족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며 강제조정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판결했다.
이같이 판결된 이유는 대학병원 측이 일부 과실을 인정했고, 당시 의료 기술로는 세가와병을 발견하게 어려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한편 이 내용을 접한 누리꾼들은 “잃어버린 13년을 고작 1억 원 보상하고 끝? “물리치료사는 바로 알았다는데 도대체 뭔 소리야” “정확한 진단이 안된다는 거 이해가 되지만 1억이 끝?”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