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잠비크 출신의 카를로스 케이로스(66·국적 포르투갈) 이란 축구 대표팀 감독이 참패 후 이란 에디터의 날선 질문에 참지 못하고 끝내 분노를 터트렸다.
케이로스 감독이 이끄는 이란 축구 대표팀(FIFA 랭킹 29위)은 지난 28일 일본 축구 대표팀(50위)과 아시안컵 4강전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일본은 지난 2011년 카타르 대회 우승 이후 결승 진출에 성공, 8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게 되었다. 반면 이란은 또 다시 4강에 만족해야만 했다.
사실 이란은 1976년 이후 43년 동안 이 대회 우승을 하지 못했다.
경기 후 공식에디터회견이 열렸다. 관례대로 패장이 먼저 들어왔다.
케이로스 감독은 침울한 표정과 함께 주머니에 한 손을 넣은 채 담담하게 단상에 올랐다. 다만 처음에 통역과 함께 오지 않아 잠시 기다려야만 했다. 이 시간 동안 케이로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앉아 있었다.
이윽고 이란 통역이 에디터회견장에 들어왔고 공식에디터회견이 시작됐다.
먼저 케이로스 감독은 “많은 이야기를 할 것 없이 매우 치열한 경기였다. 다른 스타일의 팀이 서로 균형을 이룬 채 격돌했다. 순진한 우리 팀의 실수로 무너졌다. 선제골을 내주고 정신적으로 가라앉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일본은 결승에 충분히 갈 만한 팀이었다. 일본의 결승 진출을 축하한다”고 인사했다.
취재진으로 마이크가 넘어가면서부터 분위기가 갑자기 살벌해졌다. 한 이란 에디터가 가장 먼저 “당신은 월드컵에서 2차례, 아시안컵에서 2차례 팀을 이끌었다. 그런데 이번에 또 못 이겼다. 4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왜 우리가 못 이겼냐”고 날선 질문을 했다.
이어 “오늘 전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무너졌다. 지난 8년 동안 당신의 역할이 뭐였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케이로스 감독도 목소리를 높이며 “지난 8년간 나는 경기장 안팎에서 일어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게 내 역할이었다. 내가 역으로 묻고 싶다. 당신(취재진)은 그 기간 동안 뭘 했나. 침묵하거나 흔드는 것? 그 이상은 없지 않았나. 그러는 동안 나는 당신의 나라를 대표하는 팀을 위해 싸웠다”고 맞받아쳤다.
케이로스 감독이 자리에서 일어난 뒤 그 에디터를 노려봤고 이란 에디터 역시 지지 않고 갑자기 일어나 케이로스 감독을 향해 다가갔다.
몸싸움 일보 직전에 AFC 관계자와 이란 통역이 케이로스 감독을 끌어 당기며 말렸고, 더 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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