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69시간 근무? 휴가 못 쓰게 하면 어떡하냐” 질문에 고용노동부 장관 ‘MZ세대’ 언급하며 내놓은 답변 수준

2023년 March 9일   admin_pok 에디터

주 69시간 근무, 못 쉬면 어떡하냐 질문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MZ” 언급 답변 수준

주 69시간 근무, 못 쉬면 어떡하냐 질문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MZ" 언급 답변 수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브리핑

정부가 현재 52시간으로 유지하던 주간 근무시간을 69시간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근로시간 개편안을 입법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처럼 정부가 제시한 근로시간 개편안과 관련해 “회사가 일만 많이 시키고 저축 연차를 쓰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라는 우려가 나온 상황이다.

해당 질문에 현직 고용노동부 장관이 답변이랍시고 내놓은 말이 비상식적이고 도움 되지 않는 말이라 누리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에디터들 앞에서 브리핑

주 69시간 근무, 못 쉬면 어떡하냐 질문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MZ" 언급 답변 수준
이 장관 브리핑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6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이 확정된 뒤 에디터들 앞에서 브리핑을 가졌다.

이 장관은 “제도 개편의 지향점은 선택권, 건강권, 휴식권의 보편적인 보장”이라며 “70년간 유지되어 온 낡은 틀을 깨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장관은 휴식권을 보장하겠다며 “저축한 연장근로와 기존 연차 휴가를 결합하면 안식월, 한 달 살기 등 장기 휴가도 가능하게 된다”고 했다.

기업이 저축휴가 못쓰게 하면? “MZ들이 다 해결”

주 69시간 근무, 못 쉬면 어떡하냐 질문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MZ" 언급 답변 수준
이 장관 브리핑

이때 어느 에디터가 “저축된 연차를 못 쓰게 하는 등 악용이 일어날 경우 차단할 방법이 부족한 것 같다”라고 질문하자 이 장관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이 장관은 “요새 MZ세대들은 ‘부회장 나와라, 회장 나와라. 성과급이 무슨 근거로 이렇게 됐냐’라는 등 권리 의식이 뛰어나다”라며 “권리 의식이 법을 실효성 있게 하는 게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SK이노베이션이 계열사별로 성과급을 차등 지급해 논란이 있었고, 이에 젊은 직원들이 직접 목소리를 높였던 적이 있었는데 이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인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 무책임한 답변에 누리꾼 분노

주 69시간 근무, 못 쉬면 어떡하냐 질문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MZ" 언급 답변 수준
이 장관 브리핑

또 이 장관은 “정부의 적극적인 감독행정, 역사상 최초로 하는 포괄임금 오남용, 기획·감독, 그 다음에 근로시간 저축계좌제가 도입됐을 경우 임금을 안 주면, 둘 중에 안주면 체불임금으로 처벌받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기업주들의 준법의식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게 삼박자(MZ세대의 권리의식, 정부의 감독행정, 기업주의 준법의식)가 어우러지면 실질적으로 근로시간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저축휴가를 쓰지 못하면 얻게 되는 불이익이나 제도적 대책 마련이 아닌, 단순히 MZ세대의 권리의식 만으로 근로제도가 개선될 거라고 하는 무책임한 답변이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한국의 연차휴가 소진율 76.1%에 불과

주 69시간 근무, 못 쉬면 어떡하냐 질문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MZ" 언급 답변 수준
이 장관 브리핑

또 지금 사용하는 연차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데 저축휴가를 어떻게 쓰냐는 의견 역시 나오고 있다.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한국의 2021년 연차휴가 소진율은 76.1%에 불과하다. 근로자들이 연차휴가를 다 쓰는 기업은 40.9%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저축휴가를 쓰지 못하게 만들었을 때 대책이라는 게 고작 ‘MZ세대의 권리의식’이라고 말하는 이 장관의 발언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의견이 많다.

누리꾼 댓글 “저게 브리핑에서 할 말? 진짜 한심”

불법 기업들이 저축휴가 사용을 막지 못할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제도와 법적 장치가 우선되어야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하는 누리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저걸 지금 브리핑하면서 할 말이라고 하는 건가”, “장난치나”, “수준 진짜 한심하다”, “그래서 취업률과 워라밸이 박살났냐” 등 한심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장관의 발언을 좀 더 자세하게 듣고 싶다면 위의 영상을 참고하자. 해당 발언은 2분 14초쯤부터 볼 수 있다.

김필환 에디터 <제보 및 보도자료 help@goodmakers.net 저작권자(c) 포스트쉐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 출처=유튜브 YTN 돌았저 – 돌발영상 / 뉴있저